유가 80달러 붕괴…구리ㆍ니켈값 동반 급락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70달러대로 떨어졌다. 미국 중국 유럽의 경제지표가 나빠지면서 글로벌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구리, 니켈 등 주요 산업용 원자재도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8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3.25달러(4%) 떨어진 78.20달러를 기록했다. 작년 9월30일 이후 9개월 만에 최저치다. 이날 하루 낙폭도 작년 12월13일 이후 최대였다.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도 전날보다 3.7% 떨어진 배럴당 89.25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값이 90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10년 12월 이후 약 18개월 만이다. 최근 미국 중국 유럽의 제조업지수 등 경제지표의 악화가 반영된 것이다.

제조업 경기가 나빠지면서 원자재값도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이날 24개 원자재가격을 지수화한 GSCI(골드만삭스원자재지수) 스팟지수는 559.23까지 떨어졌다. 올 2월 최고치(715.22)에서 약 22% 낮아진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국제 원자재시장이 약세장(베어마켓)으로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제조업 경기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해 ‘닥터코퍼’로 불리는 구리가격은 올 2월 고점 대비 16.2% 떨어졌다. 니켈값도 3월 고점 대비 24.6% 하락했다. 은값은 이날 작년 1월25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 원자재 전문 헤지펀드인 어게인캐피털 존 킬도프 애널리스트도 “WTI가 배럴당 72달러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경기회복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시장에서는 금보다 달러를 안전자산으로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날 금값은 전날보다 3.1% 떨어지면서 온스당 1600달러 선이 깨졌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