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人MICE]전시장치업계 '대부(代父)', 성행웅 전시산업장치협회장(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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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컵(Park's Cup)'의전으로 전시 장치업계 '첫 인연'
-전시장치 '쇼 비즈니스'의 중심...산업 '한 축'으로 인정돼야
"지금 같은 옥타늄 부스는 꿈도 못꿨죠(웃음). 합판으로 벽을 세우고 삼면을 도배하고 나서야 제품을 전시 할 수 있었어요."
한국전시산업장치협회를 맡고 있는 성행웅 회장을 말이다. 성 회장이 기억하는 당시의 전시 부스는 가건물 실내 인테리어에 가깝다는 느낌이다.
흔히 박람회나 전시장에 가면 가로와 세로 3m 공간에 일정한 단위로 구획된 출품업체의 파티션을 만날 수 있다. 성 회장이 얘기하는 옥타늄 부스다.
최근 한림대학교가 발표한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전시장치산업의 규모는 2010년 기준 5천억 원을 돌파했고 2015년 8천억 원을 뛰어 넘을 것으로 조사됐다.
2000년 이후 신규 전시장 건립과 확장 등으로 가용면적이 급속히 늘어났고 전시회 개최건수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가 반영된 결과다.
이번 주 '스토리인마이스'는 칠순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전시장치 기업의 대표이자 협회의 수장으로서 동분서주하고 있는 성행웅 회장을 만났다.
화려한 쇼 비즈니스의 이면에서 장치산업을 묵묵하게 지켜온 마이스업계의 또 다른 '1세대'인 그를 만나기 위해 삼성동에 위치한 협회 사무국을 찾았다.
O인생바꾼 우연한 기회... '박스컵' 축구대회를 만나다.
40대 초반까지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그를 전시장치산업으로 이끈 것은 우연히 맡게 된 '축구대회'때문이다.
1978년, 고 박정희 대통령은 그 이름도 남달랐던 '박대통령컵 쟁탈아시아축구대회(박스컵)'를 열었다. 축구를 통해 국민들의 자긍심을 높이겠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지인의 부탁으로 '박스컵(Park's Cup)'의 무대설치와 VIP 의전을 맡게된 것이 전시장치업의 '첫 발'이라고 회고했다.
당시는 전시나 박람회 자체가 생소했던 시기였기 때문에 부유층을 중심으로 실내 인테리어라는 개념이 도입되던 때 였다. 1978년 그가 설립한 선우데코도 처음에는 실내장치 회사였다.
30년 이상 산업을 이끌어온 1세대로서의 책임감 일까. 성 회장은 업계를 대표하는 활발한 대외활동으로 유명한 인물중 하나다.
2004년 코엑스전시공사협회 회장을 시작으로 2009년 한국전시산업장치협회 부회장을 거쳐 2010년부터 일흔이 넘은 지금도 회장직을 맡아 분주하다.
2002년 한국전시산업공사업협회로 시작한 협회는 현재 151개의 국내 전시장치 회원사를 거느린 전시산업 분야 전문 기관이다.
O칠순 넘은 '회장님'...등록제한 현실화에 규제완화 이끌어 내
협회장으로써 가장 대표적인 그의 성과는 무엇일까. 성 회장은 전시장의 설치업체 등록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고 규제완화를 이끌어 낸 점을 꼽는다.
코엑스(서울)나 킨텍스(경기), 벡스코(부산)와 같이 국내에는 있는 전시장은 총 11개. 대부분 전시장이 부스를 비롯한 각종 장치물 설치 시 등록제를 실시하고 있다.
전시장이 마련한 기준에 부합하는 등록업체만이 부스는 물론 각종 장치물 설치 공사가 가능하다. 전시장 입장에서는 시설관리의 효율성과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이지만 자격을 얻어야 하는 업체 입장에서는 장벽이자 규제일 수 있다.
실제로 장치공사를 하다 안전사고가 발생할 경우 해당 업체는 다음 해에 등록 자체가 불가능했다. 영세한 중소 장치업체에게는 사실상 폐업과 다름 없다.
안전사고에 대한 철저한 예방과 노력은 이해하지만 하나의 기업이 의도하지 않은 사고로 폐업까지 이르는 것은 가혹하다는 것이 성 회장의 주장이다.
협회차원에서 문제해결을 위해 전시장 측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다. 결국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규정은 강화하면서 해당 업체들을 구제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수 있었다.
꾸준한 노력의 결과로 안전과 중소기업 보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셈이다.
O장치업계 가격표준화 시급... "후배들 위해 '올인' 한것"
일흔이 넘도록 회장직을 못놓는 이유가 있을 법하다. 성 회장이 생각하는 또 다른 산업 내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성 회장은 "현재 국내 장치업체들의 부스 디자인은 세계 어느 나라에 내놓아도 결코 뒤지지 않을 정도"라고 말했다.
하지만 마이스산업의 한 축인 전시가 외형적 성장세는 이어가고 있지만 수 년째 제자리인 부스장치의 단가문제는 심각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적정 단가에 대한 근거와 기준을 제시하기 위해 외부에 연구용역을 의뢰하기도 했다. 결과를 전시장과 주최자 등 관련기관에 배포하며 이해를 구하고 있지만 정책적 배려는 여전히 부족하다.
성 회장은 "가까운 일본, 홍콩만 해도 기본부스(Standard Shell Booth)의 가격이 100만원 수준"이라며 "심지어 과거 우리보다 단가가 낮았던 중국, 태국 조차 지금은 우리보다 높은 가격"이라고 분통함을 전했다.
전시 장치를 위한 인건비, 자제비 등 직접 비용은 오르고 있는데 단가는 낮아지고 있으니 결국은 '하면 할 수록 손해보는 구조'를 벗어날 수 없 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싱가폴, 홍콩에 비해 저렴한 국내 전시회의 참가비에 그 원인이 있다고 지적한다. 전시 주최자는 참가비로 전시장 임대비, 홍보비, 행사장 조성비 등을 충당하는데 참가비가 낮다보니 비용을 줄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성 회장은 또 "우리가 전시산업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전시장, 주최자 그리고 장치업체를 비롯한 협력업체가 모두 성장할 수 있는 상생(相生)을 위한 고민과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정부의 이원화된 관리체계에 대한 문제도 지적했다. 전시장치업의 경우 실내건축 분야로 분류돼 국토해양부의 관리를 받고 있다. 하지만 전시산업의 경우는 지식경제부가 주무 부처로 되어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세제 지원과 같은 실질적인 정책적 배려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협회차원에서 독자적인 산업분류 코드를 받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성 회장은 전시산업에 대한 개념과 범위를 다시한번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장치분야도 엄연한 국내 전시산업을 이끄는 하나의 축이라는 것.
장치업계가 지금까지 전시산업발전법 제정은 물론 국내 전시산업 발전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지만 전시장이나 전시주최자에 비해 주목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향후 계획을 묻는 기자의 마지막 질문의 답이 그동안 성 회장이 걸어온 길을 대변해 준다. "후배들이 조금이라도 지금보다 좋은 여건 속에서 박수 받으면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습니다."
유정우 한경닷컴 기자(seeyou@hankyung.com)
마이스뉴스팀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seonwoo.lee@hankyung.com)
-전시장치 '쇼 비즈니스'의 중심...산업 '한 축'으로 인정돼야
"지금 같은 옥타늄 부스는 꿈도 못꿨죠(웃음). 합판으로 벽을 세우고 삼면을 도배하고 나서야 제품을 전시 할 수 있었어요."
한국전시산업장치협회를 맡고 있는 성행웅 회장을 말이다. 성 회장이 기억하는 당시의 전시 부스는 가건물 실내 인테리어에 가깝다는 느낌이다.
흔히 박람회나 전시장에 가면 가로와 세로 3m 공간에 일정한 단위로 구획된 출품업체의 파티션을 만날 수 있다. 성 회장이 얘기하는 옥타늄 부스다.
최근 한림대학교가 발표한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전시장치산업의 규모는 2010년 기준 5천억 원을 돌파했고 2015년 8천억 원을 뛰어 넘을 것으로 조사됐다.
2000년 이후 신규 전시장 건립과 확장 등으로 가용면적이 급속히 늘어났고 전시회 개최건수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가 반영된 결과다.
이번 주 '스토리인마이스'는 칠순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전시장치 기업의 대표이자 협회의 수장으로서 동분서주하고 있는 성행웅 회장을 만났다.
화려한 쇼 비즈니스의 이면에서 장치산업을 묵묵하게 지켜온 마이스업계의 또 다른 '1세대'인 그를 만나기 위해 삼성동에 위치한 협회 사무국을 찾았다.
O인생바꾼 우연한 기회... '박스컵' 축구대회를 만나다.
40대 초반까지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그를 전시장치산업으로 이끈 것은 우연히 맡게 된 '축구대회'때문이다.
1978년, 고 박정희 대통령은 그 이름도 남달랐던 '박대통령컵 쟁탈아시아축구대회(박스컵)'를 열었다. 축구를 통해 국민들의 자긍심을 높이겠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지인의 부탁으로 '박스컵(Park's Cup)'의 무대설치와 VIP 의전을 맡게된 것이 전시장치업의 '첫 발'이라고 회고했다.
당시는 전시나 박람회 자체가 생소했던 시기였기 때문에 부유층을 중심으로 실내 인테리어라는 개념이 도입되던 때 였다. 1978년 그가 설립한 선우데코도 처음에는 실내장치 회사였다.
30년 이상 산업을 이끌어온 1세대로서의 책임감 일까. 성 회장은 업계를 대표하는 활발한 대외활동으로 유명한 인물중 하나다.
2004년 코엑스전시공사협회 회장을 시작으로 2009년 한국전시산업장치협회 부회장을 거쳐 2010년부터 일흔이 넘은 지금도 회장직을 맡아 분주하다.
2002년 한국전시산업공사업협회로 시작한 협회는 현재 151개의 국내 전시장치 회원사를 거느린 전시산업 분야 전문 기관이다.
O칠순 넘은 '회장님'...등록제한 현실화에 규제완화 이끌어 내
협회장으로써 가장 대표적인 그의 성과는 무엇일까. 성 회장은 전시장의 설치업체 등록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고 규제완화를 이끌어 낸 점을 꼽는다.
코엑스(서울)나 킨텍스(경기), 벡스코(부산)와 같이 국내에는 있는 전시장은 총 11개. 대부분 전시장이 부스를 비롯한 각종 장치물 설치 시 등록제를 실시하고 있다.
전시장이 마련한 기준에 부합하는 등록업체만이 부스는 물론 각종 장치물 설치 공사가 가능하다. 전시장 입장에서는 시설관리의 효율성과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이지만 자격을 얻어야 하는 업체 입장에서는 장벽이자 규제일 수 있다.
실제로 장치공사를 하다 안전사고가 발생할 경우 해당 업체는 다음 해에 등록 자체가 불가능했다. 영세한 중소 장치업체에게는 사실상 폐업과 다름 없다.
안전사고에 대한 철저한 예방과 노력은 이해하지만 하나의 기업이 의도하지 않은 사고로 폐업까지 이르는 것은 가혹하다는 것이 성 회장의 주장이다.
협회차원에서 문제해결을 위해 전시장 측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다. 결국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규정은 강화하면서 해당 업체들을 구제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수 있었다.
꾸준한 노력의 결과로 안전과 중소기업 보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셈이다.
O장치업계 가격표준화 시급... "후배들 위해 '올인' 한것"
일흔이 넘도록 회장직을 못놓는 이유가 있을 법하다. 성 회장이 생각하는 또 다른 산업 내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성 회장은 "현재 국내 장치업체들의 부스 디자인은 세계 어느 나라에 내놓아도 결코 뒤지지 않을 정도"라고 말했다.
하지만 마이스산업의 한 축인 전시가 외형적 성장세는 이어가고 있지만 수 년째 제자리인 부스장치의 단가문제는 심각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적정 단가에 대한 근거와 기준을 제시하기 위해 외부에 연구용역을 의뢰하기도 했다. 결과를 전시장과 주최자 등 관련기관에 배포하며 이해를 구하고 있지만 정책적 배려는 여전히 부족하다.
성 회장은 "가까운 일본, 홍콩만 해도 기본부스(Standard Shell Booth)의 가격이 100만원 수준"이라며 "심지어 과거 우리보다 단가가 낮았던 중국, 태국 조차 지금은 우리보다 높은 가격"이라고 분통함을 전했다.
전시 장치를 위한 인건비, 자제비 등 직접 비용은 오르고 있는데 단가는 낮아지고 있으니 결국은 '하면 할 수록 손해보는 구조'를 벗어날 수 없 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싱가폴, 홍콩에 비해 저렴한 국내 전시회의 참가비에 그 원인이 있다고 지적한다. 전시 주최자는 참가비로 전시장 임대비, 홍보비, 행사장 조성비 등을 충당하는데 참가비가 낮다보니 비용을 줄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성 회장은 또 "우리가 전시산업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전시장, 주최자 그리고 장치업체를 비롯한 협력업체가 모두 성장할 수 있는 상생(相生)을 위한 고민과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정부의 이원화된 관리체계에 대한 문제도 지적했다. 전시장치업의 경우 실내건축 분야로 분류돼 국토해양부의 관리를 받고 있다. 하지만 전시산업의 경우는 지식경제부가 주무 부처로 되어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세제 지원과 같은 실질적인 정책적 배려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협회차원에서 독자적인 산업분류 코드를 받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성 회장은 전시산업에 대한 개념과 범위를 다시한번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장치분야도 엄연한 국내 전시산업을 이끄는 하나의 축이라는 것.
장치업계가 지금까지 전시산업발전법 제정은 물론 국내 전시산업 발전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지만 전시장이나 전시주최자에 비해 주목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향후 계획을 묻는 기자의 마지막 질문의 답이 그동안 성 회장이 걸어온 길을 대변해 준다. "후배들이 조금이라도 지금보다 좋은 여건 속에서 박수 받으면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습니다."
유정우 한경닷컴 기자(seeyou@hankyung.com)
마이스뉴스팀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seonwoo.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