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세 금융감독원장(사진)이 서민들의 이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연 10%대 대출상품 취급을 확대해줄 것을 은행권에 주문했다. 대출금리가 연 6~7%대인 은행과 연 20%가 넘는 비은행 간 금리단층 해소에 은행들이 나서 달라는 것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권 원장은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열린 국민 우리 신한 하나 등 9개 시중은행 부행장들과의 간담회에서 이같이 요구했다.

권 원장은 “은행들이 연 10%대로, 금리는 조금 높더라도 저신용자 등 취약계층 대상 대출을 확대하면 서민층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은행은 여신심사와 사후관리 능력이 뛰어나 서민대출을 확대해도 리스크관리 측면에서 제2금융권보다 효율적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10%대 대출상품이 늘어나면 은행권과 제2금융권이 금리 단층구조를 해소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며 “각 은행에 서민금융 전담창구를 만드는 방안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는 금융시장 동향, 가계부채문제, 다중채무자 및 저신용자 문제, 연체율 등에 관한 은행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권 원장은 취약계층의 가계부채 구조조정 지원도 강화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현재 은행들의 경영건전성이 양호한 상태이므로 미리 저신용 다중채무자 등 취약계층의 부채 구조조정을 선제적으로 진행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시중은행 부행장들은 LTV(주택담보대출비율)와 DTI(총부채상환비율) 등을 통한 감독당국의 선제적인 대응으로 가계부채 문제는 전반적으로 양호하게 관리되고 있지만, 최근 연체율이 일부 높아지는 점은 우려된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