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사진)이 유럽 재정위기로 세계 시장에서 자동차 판매가 줄어들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을 경영진에 주문했다.

정 회장은 25일 서울 양재동 사옥에서 해외 법인장 회의를 주재하고 유럽 위기 대응책과 하반기 글로벌 생산·판매 전략을 점검했다.

이날 법인장 회의는 정 회장의 지시로 예정보다 한 달 앞당겨졌다. 현대·기아차는 매년 7월과 12월 두 차례 해외 법인장 회의를 열어왔다.

정 회장은 회의에서 “유럽 재정위기 같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사전에 위기 대응을 철저히 해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며 “지금까지는 잘해 왔지만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글로벌 금융위기 때 창의적인 마케팅으로 위기를 극복했듯이 이번 유럽 위기도 선제적 대응을 통해 현대·기아차가 한 단계 도약하는 기회로 만들라”고 주문했다.

정 회장은 또 “유럽의 위기가 다른 지역으로 전이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해외 시장별 상황 변화를 감안한 차별화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라”고 당부했다. 그는 “어려울수록 고객과 품질이 기업의 생존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유연하면서도 일관된 시장 전략을 추진한다면 충분히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앞서 이달 초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과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 등 경영진을 유럽에 급파해 현지 판매 전략 등 대응책을 강구하도록 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