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26개 종목 가운데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종목은 육상이다. 육상은 대표적인 기록 종목이지만 20여년간 여전히 깨지지 않은 세계신기록이 많다.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기술의 발달과 함께 묵은 육상 세계기록이 깨질지 주목받고 있다.

여자 100m의 세계기록은 24년 동안 깨지지 않은 ‘난공불락’이다. 지금은 세상을 떠난 그리피스 조이너(미국)는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출전한 미국 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 여자 100m를 10초49에 달리며 세계기록을 세웠다. 조이너는 10초70대에 머무르던 여자 100m 세계기록을 10초40대로 끌어내렸다. 조이너가 서울올림픽 여자 200m에서 세운 21초34의 세계기록도 24년째 깨지지 않고 있다.

런던올림픽에서는 역대 두 번째로 빠른 기록을 갖고 있는 미국 여자육상 단거리 최강자 카멜리타 지터(33·사진)가 조이너의 대기록에 도전한다. 지터는 지난달 자메이카 킹스턴에서 열린 ‘자메이카 인터내셔널 인비테이셔널’ 여자 100m에서 올 시즌 최고 기록(10초81)을 작성하며 기록경신을 위한 몸풀기를 마쳤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100m 금메달리스트 셜리 프레이저(자메이카)도 세계기록을 깰 유망주다.

‘인간새’ 세르게이 부브카(우크라이나)는 남자 장대높이뛰기의 세계기록을 17차례나 갈아치우며 불멸의 대기록을 세웠다. 그가 1994년 이탈리아 세스트리에레에서 열린 국제육상장대높이뛰기대회에서 세운 6.14m란 기록은 18년째 그대로다.

이 밖에도 남자종목에선 하비에르 소토마요르(쿠바)가 1993년 슈투트가르트 세계육상선수권에서 수립한 높이뛰기 2.45m의 기록도 20년 가까이 깨지지 않고 있다. 원반던지기에서 1986년 위르겐 슐츠(독일)가 세운 74.08m, 해머던지기에서 유리 세디크흐(구소련)가 1986년 수립한 86.74m 등의 기록도 여전히 깨지지 않고 있다.

여자 종목에서는 요르단카 돈코바(불가리아)가 1988년 세운 100m허들의 12초21, 1987년 스테프카 코스타디노바(불가리아)가 수립한 높이뛰기의 2.90m 등도 2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세계기록으로 남아 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