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는 28일 유럽연합(EU) 정상회담을 앞두고 우려와 기대가 엇갈리며 혼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7일 코스피지수는 등락을 거듭한 끝에 약보합권에서 장을 마쳤다. 거래일 기준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관망세가 확산된 가운데 외국인과 프로그램의 협공을 받았다.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가 미 제조업 및 주택지표 개선에 힘입어 이틀째 상승세를 이어간 점은 이날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달 미국 내구재 주문은 1.1% 증가해 시장 예상치(0.4%)를 웃돌았다. 미 주택거래 추이를 나타내는 지표인 잠정주택 매매 지수 역시 지난달 101.1을 기록해 전달보다 5.9% 올랐다. 이는 시장 추정치(1.5%)를 상회하는 동시에 2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증권업계에선 28일부터 이틀간 진행되는 EU 정상회담에서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책이 도출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성봉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실제 구체적인 대응 방안 마련 없이 EU 정상회담이 끝날 경우 일정 부분 부정적인 영향은 있겠지만 충격 자체는 당초 걱정했던 것보다 크지 않을 것" 이라며 "이에 대해 사전에 인지하고 주가에 선반영하는 과정이 진행됐고, 이틀간 회담에서 구체적이지는 않아도 큰 틀에서의 정책적 방향에 대해 일부 개선안이 도출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치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긴축과 성장에 있어 독일과 프랑스, 두 나라의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아 이번 EU 정상회담을 통해 뚜렷한 결론을 얻을 가능성은 낮다" 면서도 "회담 전후로 긍극적인 재정통합을 통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공동의 경제정부를 구축해 재정건전성 제고와 성장 도모 등의 경제정책 도입에 있어 실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의 논의 전개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현 시점에서 성장으로의 전향적인 변화를 기대하거나 완전무결한 해법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기존 금융시장에서 우려하던 긴축 일변도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엿보인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란 평가다.

아울러 증시가 유럽 재정위기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김성봉 팀장은 "2분기 증시는 경기와 실적 등 펀더멘털(내재가치) 요인보다는 유럽 정치인들의 말이 흐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는데 다음달 들어서도 이런 흐름에 큰 변화가 없을 것" 이라며 "지난 3년간 유럽 문제에 대응하는 행태에 비춰 당분간 증시가 유럽 상황이 뚜렷하게 개선됐다는 인식이 확산될 때까지 등락을 반복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