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영입ㆍ최경환 중용ㆍ유승민 배제 눈에 띄어
캠프 여의도 대하빌딩..97년 DJ 대선캠프 `벤치마킹'(?)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대선 경선 캠프 구성이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2007년 경선 당시와의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캠프가 `대선주자 박근혜'를 만들어내는 공식 기구임을 감안하면, 참여하는 인사들은 그만큼 유력 대선주자인 박 전 위원장의 신뢰를 받고 있음을 반증한다.

우선 신진 인사의 등장과 기존 친박계 일부의 `약진'이 눈에 띈다.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에 내정된 `경제민주화 전도사' 김종인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은 박 전 위원장과 별다른 인연은 없었지만, 지난해 말 비대위원 활동을 계기로 급속하게 `박근혜 핵심 인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다.

김 전 위원은 `박근혜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의 김광두 원장과도 친분이 두텁다.

3선인 최경환 의원의 `중용'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최 의원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실세' 논란에 휘말리면서 당 안팎의 견제를 받았지만, 캠프 총괄본부장을 맡을 것으로 보여 박 전 위원장의 신임을 재확인했다.

2007년에는 종합상황실장이었지만, 이번에는 그 격(格)이 한층 높아졌다.

2006년 `수해 골프' 파문으로 제명됐던 홍문종 의원은 이번 총선을 통해 국회에 재입성하자마자 바로 조직 부문을 맡게 되면서 박 전 대표의 신임을 방증했다.

총선에서 사무총장으로 공천을 주도했던 권영세 전 의원은 2007년 경선 당시 중립이었지만 이번에는 원외임에도 전략기획 부문에서 중임을 맡게 돼 박 전 위원장의 새로운 측근임을 과시했다.

최 의원과 호흡이 잘 맞는 재선의 윤상현 의원은 당 대변인 경험을 활용해 이번 캠프에서 공보 중책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언론인 출신인 이상일 의원도 공보팀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가 하면 홍사덕 전 의원은 2007년에 이어 두 번 연속 캠프 수장을 맡는 진기록도 세우게 됐다.

정치적 포용력과 신중한 언행 그리고 박 전 위원장에 대한 믿음 등이 중용의 배경으로 해석된다.

입이 무겁고 박 전 위원장의 의중을 잘 파악한다는 평을 받는 유정복 의원은 5년 전에는 비서실장으로 박 전 위원장을 보좌했지만, 이번에는 직능 부문을 책임지고 힘을 보태게 됐다.

2007년 경선에서 조직총괄본부장을 맡아 캠프 좌장 역할을 했던 김무성 전 의원은 이번 캠프에서는 빠졌지만, 경선 이후 본선 국면에서 힘을 보탤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김 전 의원은 2009년 세종시 수정안 논란 이후 박 전 위원장과 멀어졌지만, 올 총선 공천 과정에서 `백의종군'하며 현실화할 뻔했던 대규모 탈당 사태를 막는데 일등 공신이 되면서 신뢰를 회복하고 있는 단계다.

다만 2007년 경선 당시 캠프의 정책메시지단장으로서 상대방인 이명박 후보 공세의 최전선에서 핵심적인 활동을 했던 유승민 의원은 이번에는 캠프 명단에서 빠졌다.

그가 "박 위원장이 좋은 보좌를 받지 못해 판단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 등 `직언'을 하는 스타일에다 친박 내에서 개혁 성향이 너무 강하다는 점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 캠프 사무실은 여의도 대하빌딩에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건물은 1997년 대선에서 당선된 당시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후보의 캠프가 차려졌던 곳이라는 점도 고려됐다는 후문이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