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주요 증시가 29일(현지시간) 급등했다. 유럽연합(EU)정상들이 유로안정화기구(ESM)가 유로존(유로화사용 17개국) 은행에 자금을 직접 지원할 수 있도록 합의한 것이 시장에 안도감을 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프랑스 CAC40 지수는 4.51% 올라 3189.20에 거래를 마쳤다. 독일 DAX30 지수도 4.18% 오른 6406.85에 장을 끝냈다. 남유럽 재정·금융위기에서 한발 비켜있는 영국 런던증시의 FTSE100 지수도 소폭이긴 하지만 전날보다 1.40% 상승한 5570.18로 장을 마쳤다.

위기 당사국들의 증시도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이탈리아 증시의 FTSE MIB 지수는 무려 6.59%나 폭등했고 스페인 IBEX35도 5.35%나 올랐다. 미달러화 대비 유로화 시세도 장중 한때 2% 올라 올 들어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유럽 정상들은 전일 ESM이 유로존 은행에 직접 지원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한편 유럽중앙은행(ECB)을 연계한 유로존 은행 감독기구를 연내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당초 구제기금을 통해 재정위기국 은행권을 직접 지원하는 데 반대했던 독일과 직접 지원을 요구하는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입장차이가 컸기 때문에 EU 정상회의가 소득 없이 끝날 것이란 비관론이 우세했다.

하지만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시장이 갈수록 악화되는 상황에서 양국이 버티기에 들어가면서 결국 독일이 한 발 물러서게 됐다는 관측이다. 유럽 투자자문회사인 아티카 웰스 매니지먼트의 테오도어 크린타스 펀드매니저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유럽 정상들이 이탈리아와 스페인에 매우 귀중한 기회를 부여했다”고 평가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