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 라시드 손잡고 '물장사'…50억 '대박'

SPC그룹의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가 세계적인 디자이너 카림 라시드와 손잡고 '대박'을 내고 있다.

28일 파리바게뜨에 따르면 라시드가 디자인한 생수 '오(EAU, 판매가격 1000원)'는 월 평균 4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연매출 48억여 원에 달한다.

파리바게뜨가 2010년 선보인 생수 오는 투명한 캡슐 형태의 용기에 푸른빛을 더해 고급스러운 느낌이 난다. 이 제품은 2010년 세계적인 디자인상 '레드닥어워즈'와 '펜타어워즈'에서 은상을 수상했다.

라시드는 파리바게뜨의 둥그스름한 삼각 기둥 형태의 음료 '주스(JUS)'와 여인의 몸매를 본뜬 홍차 '치키(Cheeky)'도 디자인했다. 치키는 지난해 펜타어워즈에서 금상을 받았다.

파리바게뜨는 지난해 이탈리아의 유명 디자이너 스테파노 지오반노니가 디자인한 컵과 잼, 스프레드 나이프도 등도 선보였다.

파란 마린룩에 파란 모자를 쓴 '파리지앵컵'이 바로 지오반노니가 디자인한 것이다. 컵 아이콘의 경우 파리바게뜨 창립 25주년에는 턱시도로, 크리스마스에는 산타복으로, 설에는 한복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파리바게뜨 음료는 컵 디자인을 바꾼 이후 매출이 20~30% 늘어났다.

이달 21일에는 디자인 생수 2탄 '퓨어(PU:R)'를 출시했다. 지오반노니는 겹겹이 펼쳐진 지리산 능선들의 깊고 깨끗함을 제품 패키지로 형성화했다.

SPC가 세계적인 디자이너들과 손잡기 시작한 것은 음료 사업을 강화하면서부터다. 다른 음료 브랜드들과 차별화하기 위해 디자인에 주력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파리바게뜨, 빵팔아 대박난줄 알았더니
회사 관계자는 "'제주산 물'처럼 지역을 강조하는 것보다 디자인으로 접근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 면서 "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디자인, 비싼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디자인이 파리바게뜨가 추구하는 디자인 철학"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2010년 음료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세계 유명 산업디자인 대회에서 수상한 디자이너를 찾아 나섰다. 레드닥어워즈와 펜타어워즈에서 수상한 디자이너의 작품 중 가장 눈에 띈 것이 카림 라시드와 스테파노 지오반노니 작품이었다.

이 관계자는 "파격적인 디자인을 선보이는 라시드와 반대로 깔끔하고 세련된 디자인을 하는 지오반노니에게 우리 음료사업 부분의 디자인을 요청했고, 두 사람 모두 이에 흔쾌히 응했다"고 말했다.

파리바게뜨는 올해도 유명 디자이너들과의 콜레보레이션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 카림 라시드는 세계 3대 산업디자이너로 손꼽히는 이집트계 미국인이다. 파리바게뜨 외에 아우디, 현대카드 등 세계 400여 기업의 제품 디자인에 참여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향수 겐조와 미국 필라델피아의 모리모토 레스토랑, 그리스 아테네의 세미라미스 호텔 등이 있다.

◆ 스테파노 지오반노니는 이탈리아의 유명 산업디자이너다.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보편화된 디자인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만화 캐릭터를 사용해 재미를 추구한다. 또 실용적인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알레시의 마미 시리즈와 후르츠마마 과일접시, 치코 계란컵 등이 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