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일본과의 프로골프 대항전 밀리언야드컵에서 2년 연속 우승할 수 있었던 데는 '필승조'인 홍순상(31·SK텔레콤)-류현우(31)의 역할이 컸다.

홍순상과 류현우는 1일 일본 나가사키현의 패시지 킨카이 아일랜드GC(파71·7천66야드)에서 막을 내린 이번 대회에서 승점 3.5를 합작하는 활약을 펼쳤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11승2무7패를 기록, 종합점수 12대 8로 일본을 꺾었다.

첫날 포섬 경기에서는 초반에 4타나 뒤져 있었지만 일본 선수들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역전에 성공해 4언더파 67타를 기록, 다다구치 도루-후지타 히로유키 조를 1타 차로 꺾었다.

둘째 날 포볼 경기에서는 일본의 에이스 이시카와 료와 노장 후카보리 게이치로 조를 맞아 7언더파 64타 무승부를 기록했다.

경기 후 이시카와 료가 "오늘 비겼던 것은 서로 이기고 싶다는 마음이 똑같아서라고 생각한다"고 했을 정도로 후반까지 접전을 펼쳤다.

이시카와 료와 후카보리 게이치로가 젊은 에이스와 노장의 조합이라면 홍순상과 류현우는 편안한 동갑내기 친구 사이다.

서로 호흡이 잘 맞았고 친한 사이라 경기하면서 미안해하거나 불편해하는 것 없이 재밌고 편안하게 칠 수 있었다고 한다.

서로 경쟁하는 프로여서 그런지 기억에 남는 홀은 다르다고 했다.

류현우는 "포볼 경기 때 17번홀에서 이시카와 료 선수가 까다로운 버디 퍼트에 성공하는 것을 보고 나도 꼭 잡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넣어서 정말 기분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홍순상은 "현우는 17번홀이 기억에 남는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웃은 뒤 "나는 이틀 연속 버디를 잡아낸 16번홀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날 싱글 스트로크 두 번째 경기에서 홍순상이 먼저 5언더파 66타로 다니하라 히데토를 5타 차로 따돌리고, 류현우가 5번째 경기에서 1언더파 70타로 다카야마 다다히로(1오버파 72타)를 누르면서 한국팀의 승리가 확정됐다.

조태운 한국대표팀 단장은 MVP를 뽑아달라는 말에 "열 명 모두가 잘했지만 승리를 이끌어준 홍순상과 류현우를 고르고 싶다"며 두 선수를 높게 평가했다.

홍순상은 "뒤쪽 상황이 힘들어 보여서 출발을 잘 끊고 승리해 팀에 힘이 돼주는 임무를 맡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류현우는 "3타 차로 앞서고 있으니 '못 이기면 안 되겠다'는 마음으로 쳤을 뿐"이라고 겸손해했다.

(나가사키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kamj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