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기존의 외화예금보다 이자를 더 주는 외화적금 상품을 내놓는다. 정부가 지난달 28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시중 은행의 외화예금을 늘리기 위한 지원 방안을 발표한 뒤 처음 선보이는 외화적금 상품이다.

1일 금융당국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3일부터 만기 1~3년짜리 외화적금 상품을 1억달러 한도로 전국 영업점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외화예금 상품은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리스크)이 크고 금리도 낮아 그동안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우리은행은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외화적금 상품의 금리를 만기에 따라 외화예금보다 50bp(1bp=0.01%포인트) 이상 더 주기로 했다. 또 적립식으로 상품을 설계해 환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줄일 수 있도록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1년 만기 외화예금 금리가 연 1.7% 수준인 점을 감안할 때 외화적금 금리는 연 2%를 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화적금 상품의 주된 고객은 해외에 자녀를 유학보낸 ‘기러기 아빠’ 등이 될 것으로 우리은행은 보고 있다. 상품 가입 고객에게는 환전 및 송금 수수료 우대 혜택을 줄 예정이다.

우리은행의 외화적금 상품에는 주재성 금융감독원 부원장과 이순우 우리은행장이 각각 첫 번째, 두 번째로 가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부는 외화예·적금을 확충하기 위해 실적이 우수한 은행일수록 외환건전성 부담금의 감소폭이 지금보다 커지도록 부담금 산정 방식을 바꾸기로 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외화예금 변동성 완화와 만기구조 장기화를 위해 예금 만기가 길수록 가점을 부여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외환건전성 부담금 적립금과 공공기관의 여유 외화자금의 일부를 실적이 우수한 선도은행에 예치할 방침이다.

한편 국내은행(외국은행 국내지점 포함)의 외화예금은 지난 4월 말 기준 373억달러로 은행 총 수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에 불과하다. 한국과 경제구조가 비슷한 대만의 외화예금 비중이 10.3%(작년 말 기준) 내외인 것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