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적함대' 스페인이 이탈리아의 '빗장수비'를 뚫고 2012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2) 정상에 오르면서 사상 첫 2연패 달성에 성공했다.

스페인은 2일 새벽(한국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탈리아와의 결승전에서 전반 14분 다비드 실바(멘체스터 시티)의 결승골을 시작으로 전반 41분 호르디 알바(발렌시아)의 추가골에 이어 후반 39분 페르난도 토레스(첼시)의 쐐기골과 후반 43분 후안 마타(첼시)의 마무리골을 앞세워 4-0 완승을 했다.

이로써 유로 2008 우승팀인 스페인은 역대 최초로 대회 2연패 달성에 통산 세 번째(1964년·2008년·2012년) 우승에 성공하는 기쁨을 맛봤다.

특히 이번 우승으로 독일과 함께 역대 통산 최다 우승 동률(3회)을 이룬 스페인은 2010 남아공월드컵 우승을 합쳐 사상 처음으로 3개 메이저 대회 연속 우승의 금자탑도 쌓아올렸다.

또한 스페인의 4골차 승리는 역대 대회 결승전에서 나온 가장 큰 점수차다. 이전에는 1972년 독일(당시서독)이 소련과 벌인 결승전에 나온 3-0이었다.

이날 승리로 스페인은 이탈리아와의 역대 전적에서 8승11무8패로 균형을 맞췄다.

반면 이탈리아는 1968년 대회 우승 이후 44년 만에 정상 탈환을 노렸지만 스페인의 강한 압박과 '거미줄 패스' 속에 통산 두 번째 준우승(2000년·2012년)에 만족해야 했다.

이날 스페인은 스트라이커 없이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바르셀로나)-세스크 파브레가스(바르셀로나)-실바를 전방에 배치하는 '제로톱' 전술로 이탈리아를 상대했다.

이에 맞서는 이탈리아는 포백(4-back)으로 나섰지만 왼쪽 측면 풀백이 적극적으로 오버래핑에 나서는 '변형 스리백' 전술로 스페인에 맞섰다.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이탈리아와 1-1로 비겼던 스페인은 전반 시작과 함께 특유의 패스 플레이를 앞세워 이탈리아의 수비를 괴롭혔고, 전반 14분 만에 결승골을 뽑아내는 저력을 발휘했다.

중원부터 압박한 스페인은 이니에스타가 내준 패스를 받은 파브레가스가 골 지역 오른쪽을 파고들다 올린 크로스를 실바가 달려들며 골 지역 정면에서 정확한 헤딩슛으로 이탈리아의 골 그물을 흔들었다.

스페인의 완벽한 패스워크가 만들어낸 기막힌 골이었다. 먼저 실점한 이탈리아는 전반 20분 왼쪽 풀백인 지오르지오 키엘리니(유벤투스)가 부상으로 초반에 교체되는 악재까지 겹쳐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다.

기세가 오른 스페인은 마침내 전반 40분 왼쪽 풀백인 호르디 알바(발렌시아)의 추가골이 터지며 사실상 승리를 예고했다.

왼쪽 측면에서 볼을 잡은 알바는 사비 에르난데스 에르난데스와 기막힌 1대1 패스를 받아 이탈리아의 '거미손' 잔루이지 부폰(유벤투스)의 방어를 고 추가골을 터트렸다.

전반에 2골을 내준 이탈리아는 후반 시작과 함께 부진한 안토니오 카사노(AC밀란) 대신 안토니오 디 나탈레(우디네세)를 투입해 변화를 노렸다.

이탈리아는 후반 5분 디 나탈레의 결정적 슈팅이 스페인의 골키퍼 이케르 카시야스(레알 마드리드)의 선방에 막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탈리아의 불운은 후반 15분 시작됐다. 후반 12분 승부수로 교체투입한 미드필더 후안 티아구 모타(파리생제르맹)가 그라운드에 나선지 3분 만에 오른쪽 허벅지 뒷근육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다.

모타까지 3명의 교체 카드를 모두 써버린 이탈리아는 어쩔 수 없이 10명이서 스페인을 상대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견뎌야 했다.

수적 우위를 차지한 스페인은 실바 대신 페드로 로드리게스(바르셀로나)를 넣고, 파브레가스 대신 토레스를 투입하는 여유로운 경기 운영을 펼쳤다.

스페인은 전의를 상실한 이탈리아를 상대로 후반 39분 사비의 찔러주기 패스를 받은 토레스의 쐐기골과 후반 43분 마타의 마무리골까지 터지며 우승을 확정했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