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투자증권은 2일 반도체 업종에 대해 마이크론의 엘피다 인수·합병(M&A) 소식은 업황 개선에 매우 긍정적이라며 투자의견 '비중확대'를 유지했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 공급자가 사실상 3개로 줄어든다는 사실은 향후 공급의 안정적 조절이라는 측면에서 업황에는 매우 긍정적"이라며 "경험적으로 봤을 때, 마이크론이 M&A를 이룬 이듬해는 D램 업황이 어김없이 회복됐다"고 언급했다.

지난달 29일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물 보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엘피다를 2000억엔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이 와는 별도로 마이크론은 향후 1000억엔의 설비투자를 진행할 계획으로 마이크론이 엘피다 인수를 위해 투자하는 금액은 총 3000억엔 규모다.

이 연구원은 "보도에 따르면 2000억엔 중 1400억엔은 차입금 상환에 사용돼 결국 마이크론의 엘피다 지분 인수금액은 기존 예상보다 훨씬 낮은 600억엔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엘피다 채권단은 총 차입금 4200억엔의 3분에 1만 건지게 되는 셈으로 당초 80%의 부채탕감을 요구한 마이크론과 50%선의 부채탕감을 주장한 엘피다 채권단의 중간 수준이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번 M&A를 통해 두 회사의 시너지(상승 효과)가 생기 전까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두 회사의 시장점유율을 단순히 합칠 경우 2위로 올라서고 모바일에서 마이크론의 경쟁력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마이크론의 재무상태를 감안할 때 추가 파이낸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투자 부담을 고려하면, 마이크론의 최대 장점 중의 하나였던 재무안정성이 악화될 리스크가 커졌다"며 "더군다나 역사적으로 D램업체들간의 합병 및 연합이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진 케이스가 없다는 점에 단지 두 회사간의 시너지가 나타날지는 의문이 남는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