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화 상태에 달한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합니다.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끊임없는 혁신은 필수입니다.”

김중겸 한국전력 사장이 틈날 때마다 임직원들에게 전달하는 메시지다. 김 사장은 지난 2월 취임 5개월 만에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국내 사업 부문과 해외 사업 부문으로 조직을 나누고 각 사업 부문을 부사장에게 맡기는 ‘부사장 책임경영 체제’를 도입했다. 취임 이후 해외 사업에 역점을 두고 있는 김 사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정이다. 해외 사업 참여를 통해 현재 3% 수준인 해외 사업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능력 중심의 인사제도 개편 등 내부 혁신도 병행하고 있다.


○해외 사업 대비 조직 수술

한전은 해외 사업 부문에 부사장 직속으로 해외사업전략실을 두고 해외 영업 강화를 위해 중동과 터키 지사를 신설했다. 해외 원전사업을 늘리기 위해 원전수출본부 밑에 있던 아랍에미리트(UAE) 원전사업단 인력과 기능을 원전EPC(엔지니어링·구매·건설)사업처와 원전IPP(민자발전 사업자)사업처로 분리했다. 한전의 해외 사업은 수력 및 화력 발전,풍력과 같은 신재생에너지 사업,원자력 발전,자원 개발 등 4가지 축으로 진행하고 있다. 한전은 이들 사업의 활동 지역과 규모를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2020년 해외 사업 매출 목표도 26조원으로 설정했다.

○성과 없는 승진 없다

공기업의 약점인 인사·승진 시스템의 선진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김 사장은 성과창출 유도형 간부 승진 제도를 도입했다. 연공서열에 따른 기존 승진 관행에서 벗어나 성과와 보상을 연계한 철저한 능력 위주의 인사제도다. 해외 및 국내 특수지역 근무에 가점을 줘 우수 인력이 국내외 사업지 곳곳에 배치될 수 있도록 했다. 직무 및 지역별 순환 근무도 강화하고 있다.해외 사업 확대에 맞춰 직원들을 상대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하고 있다. 최장 10주간의 어학 집중교육 프로그램은 물론 금융·회계·예산 부문의 교육을 통해 미래 인재 확충에 나서고 있다.

○해외 광산 경영권 인수 주력

한전은 지분 투자 위주의 소극적인 해외 사업에서 경영권 확보 중심의 사업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한전은 지난 2월 캐나다 우라늄 회사인 스트라스모어와 지분 14% 인수 계약을 맺었다. 이번 계약 체결로 미국 와이오밍주 개스힐 광산에서 생산을 시작하는 2016년부터 연간 550의 우라늄을 확보하게 된다.

향후 개스힐 우라늄 광산 지분 40%를 인수할 수 있는 옵션도 있다. 김 사장은 “최근 우라늄 회사들의 주가가 폭락해 해외 유망 광산을 매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다”며 “생산 광산의 경영권 인수를 통해 국가 에너지 안보에 적극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