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물 시장은 올해 5000억달러에서 2025년 1조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후변화로 인한 물 부족은 인류에게 재앙과도 다름없다는 판단에 따라 주요 선진국들은 오래 전부터 물 산업에 대한 투자와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물 산업은 ‘블루골드(blue gold)’로 불리기도 한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전 세계 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는 프랑스 스페인 등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는 국내 대표 공기업이다. 특히 4대강 살리기 사업과 경인아라뱃길 사업을 수행하면서 쌓은 기술과 노하우는 그동안 댐 건설·운영과 상수도 및 공업용수도 시설·관리를 하면서 축적한 역량과 함께 해외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경쟁력으로 나타나고 있다.


수자원공사가 1994년 중국 산시성 펀허강 유역조사 및 제3 펀허댐 예비타당성 조사사업을 벌이면서 시작한 해외사업은 20년도 채 안 돼 20개국에서 35개 사업(총사업비 382억원)을 완료했을 정도로 성장했다. 현재는 13개국에서 17개의 사업(총사업비 1조9080억원)을 하고 있다. 올해부터 2020년까지 인도네시아 네팔 라오스 파키스탄 필리핀 등 신흥시장에서 60건의 해외사업을 수주한다는 목표다.

해외시장을 향해 뛰고 있는 수자원공사의 올해 사업목표는 경영혁신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미래 지향 △현장 중시 △내실 강화 등 3대 경영방침을 새롭게 정립하고 9대 추진과제를 선정했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외부적으로 정책환경 변화와 물 산업 패러다임의 급변 등 변수가 많아 지속적 혁신 없이는 글로벌 1등 물기업으로 성장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구미시 단수 사고 같은 위기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 위기극복전담반을 상시 운영하기로 한 것도 같은 이유”라고 덧붙였다.

수자원공사는 경영혁신 프로그램으로 ‘2020 그린비전’을 마련했다. 그동안의 성과를 토대로 2020년 글로벌 4위의 물 산업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원가 및 수익구조 개선 등을 통해 투자비를 조기에 회수하는 등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확보하기로 했다. 재무혁신팀을 통해 투자비 회수를 강화하는 등 재무관리 목표도 명확하게 구현해나갈 방침이다. 댐-보-하천을 연계하는 통합 물관리 체계를 구축해 하천 관리도 일원화하기로 했다.

첨단복합산업단지를 조성할 때 보상·시공·분양 등 사업 추진 단계별로 투자비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도 가다듬고 있다. 특히 시화조력, 4대강 보의 소수력 발전과 합천댐 및 정수장 등을 활용한 태양광 발전으로 경영효율을 높이기로 했다.

수자원공사는 신조직 문화를 만들기 위해 불합리한 야근 문화를 개선하고 모바일 오피스를 업무에 적용할 방침이다. 일하고 싶은 직장, 즐거운 직장을 만드는 것이 경영성과에 크게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는 게 공사 측 설명이다. 김건호 사장은 “경영혁신 활동을 통해 2020년까지 11조5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고,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