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경제를 뒷받침하는 투자은행(IB)으로 발전시키겠다.”

장영철 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이 지난 4월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던진 중·장기 비전이다. 앞으로 캠코가 나아가야 할 도전과 혁신의 길을 한 마디로 함축한 말이기도 하다. 그는 “국·공유지 개발 업무를 활성화하고 유·무형의 국가 자산과 공공 부실을 종합 관리해 시대 변화에 걸맞은 금융공기업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며 “경제순환 과정에서 발생되는 부실자산을 효율적으로 처리해 복귀시키는 종합 자산관리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실처리에서 서민지원으로

장 사장은 또 서민금융 지원 방안에 대해선 “금융소외자에 대한 신용지원, 고금리대출자에 대한 저금리 전환대출, 서민에 대한 취업지원, 긴급생활자금 지원과 같은 구체적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이런 업무를 완수해 나눔의 가치를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채무 불이행 등으로 캠코가 관리하고 있는 현재 247만명에 달하는 인원에 대한 신용회복 지원사업도 고객의 신용등급을 향상시켜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영유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보살펴 나가겠다”고 했다.

장 사장의 말대로 캠코는 과거 단순하게 부실을 정리하던 이른바 ‘시체 처리반’에서 국가 경제의 안전판 역할을 하고 서민금융을 지원하는 ‘트랜스포머’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캠코는 우선 부실채권정리기금의 차질 없는 청산을 위해 주력하고 있다. 올해 11월 운용기한이 종료되는 부실채권정리기금의 보유자산을 매각하는 작업이다. 쌍용건설의 경우 본입찰이 유찰됨에 따라 재매각을 추진하기로 했다. 대우일렉트로닉스의 경우 지난 5월 말 예비입찰을 거쳐 실사를 진행 중이다. 오는 8월 본입찰을 실시할 계획이다. 교보생명은 지분 9.9%를 최근 캐나다 온타리오 교직원 연금에 총 4680억원에 매각하는 작업을 마쳤다. 다만 대우조선해양 지분은 여건을 보고 매각을 검토할 방침이다.

○‘바꿔드림론’ 큰 인기

올 들어선 서민경제의 안전판 역할을 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경제양극화로 저소득 다중채무자를 중심으로 가계부채 문제가 악화될 우려가 있어서다. 캠코의 대표 서민 금융상품은 저신용·서민층의 고금리 대출 부담을 대폭 완화해주는 ‘바꿔드림론’이다. 큰 호응 속에 지원자 수 10만명, 지원금액 1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보다 실질적인 금융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신청 요건을 대폭 완화·시행하고 있다.

지역의 저소득·서민층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올해 3월부터 각 지방자치단체에 ‘서민금융종합지원센터’를 설치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지난해 15개 지자체와 체결한 서민금융 협력을 위한 MOU를 기반으로 캠코가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할 방침이다.이와 함께 저소득·금융소외계층이 서민금융제도를 보다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기존 캠코가 운영 중이던 ‘새희망네트워크’를 대폭 확대 개편한 ‘서민금융나들목(www.hopenet.or.kr)’도 최근 선보였다. 7월부터 캠코 바꿔드림론과 소액대출도 서민금융나들목에서 신청할 수 있도록 해 채무조정, 서민금융제도 신청, 신용관리에 이르기까지 명실상부한 종합자활지원시스템으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