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자영업자들이 대형 유통점에 대한 불매운동을 선언해 파장이 일고 있다.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과 유권자시민행동은 오는 15일부터 80여개 자영업단체 회원 200만명과 함께 9개 유통체인에 대한 불매운동에 들어간다고 2일 밝혔다. 3대 백화점(롯데 현대 신세계), 3대 대형마트(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3대 기업형슈퍼마켓(홈플러스익스프레스 롯데슈퍼 GS수퍼마켓)이 대상이다.

이들은 대형 유통업체들이 신용카드 거래를 대행하는 밴(VAN)사와 카드사를 압박해 낮은 수수료율 등의 특혜를 받아온 관행을 중단하고, 월 2회 의무휴업을 회피하기 위한 헌법소원과 행정소송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런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으면 전국적 불매 운동을 무기한 벌일 방침이다.

골목상권연맹은 지난달 29일 유통업체들의 단체인 한국체인스토어협회에 공문을 보내 이 같은 방침을 통보했다. 골목상권연맹 측은 “대기업들이 유통업을 하더라도 최소한 영세 자영업자들이 숨을 쉴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하는데 그 정도가 너무 심해 불매운동을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자영업자 단체가 유통업계와 전면전을 선포한 것은 최근 국면이 자신들에게 불리하지 않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대선을 앞둔 정치권에서 ‘경제민주화’ 이슈가 공론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 단체는 카드사와 유통업체를 상대로 수 차례 비슷한 방식으로 집단행동을 예고한 적이 있어 불매운동의 파장은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불매운동 대상에 오른 유통업체 관계자는 “소상공인과의 상생을 위한 노력을 계속 하고 있으며 원만한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