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여왕’ 김연아(22)가 은퇴 논란에 마침표를 찍고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까지 선수생활을 계속하기로 했다. 김연아는 2일 서울 공릉동 태릉선수촌 국제스케이트장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밴쿠버 금메달리스트가 아닌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새롭게 출발하겠다”며 소치 동계올림픽 이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흰색 티셔츠에 검은색 반바지를 입고 기자회견장에 나온 김연아는 “2010 밴쿠버올림픽 금메달 이후 피겨 선수로서 어떤 목표를 찾기 어려웠다. 반대로 국민과 팬들의 관심과 애정은 더 커져만 갔다”면서 “그런 관심과 애정이 저에게는 오히려 더 큰 부담으로 느껴졌고 하루 만이라도 그 부담에서 벗어나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그런 김연아에게 자극과 동기 부여를 해준 이는 어린 후배 국가대표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이었다. 그는 “지난 시즌에 불참하면서 태릉선수촌 국제스케이트장에서 어린 후배 피겨선수들과 함께 훈련했다”며 “후배들이 저보다 더 열심히 훈련하면서 올림픽 참가의 꿈을 꾸는 모습을 보며 자극을 받았다”고 했다.

김연아는 “선수생활을 지속하기 어려웠던 것은 팬들의 높은 기대치와 저 자신의 중압감 때문이었다”며 “최고에 대한 부담감으로 선수생활을 지속하지 못한다면 나중에 후회하게 될 것 같았고, 아직 할 일이 남았다고 생각했다”고 올림픽 출전 결심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2014년 소치에서 현역 은퇴하겠다”며 “어릴 때 종착역은 밴쿠버였지만 소치로 연장했고 그곳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연아는 소치올림픽 출전을 통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이 되기 위한 길을 닦아 나가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지난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활동을 하면서 IOC 선수위원에 대한 관심과 꿈을 키웠다”면서 “소치 올림픽에서의 현역 은퇴는 새로운 꿈과 도전을 위한 또 다른 시작이 될 것이다. 소치 올림픽에서 18년 선수생활의 아름다운 끝맺음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연아는 10월부터 시작하는 다음 시즌을 위해 남은 기간 컨디션을 끌어올려 올림픽 출전을 위한 준비에 들어간다. 그는 “올림픽 출전권을 따기 위해 세계선수권대회에 나갈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며 “이를 위해 국내 대회부터 차근차근 출전해 국제대회에도 나가도록 하겠다. 밴쿠버올림픽 때처럼 출전권을 2장 이상 따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김연아는 지금까지 캐나다 토론토나 미국 등 해외에서 훈련해왔던 것과 달리 당분간 태릉선수촌에서 연습할 예정이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