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 찔끔…국지성 호우 잦다
올 여름 장마기간엔 예년보다 비가 적게 내리는 대신 장마가 끝난 이후에 국지성 집중호우가 자주 찾아올 전망이다.

기상청은 “지난 주말 전국에 장마가 시작됐지만 장마전선이 다시 내려가면서 서울 등 중부지방은 한동안 맑은 날씨가 이어질 것”이라고 2일 예보했다.

서울은 이번주 내내 낮 최고기온이 30도에 달하는 무더운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장현식 기상청 통보관은 “북태평양 고기압이 예년에 비해 약해 장마전선의 북상이 지체되고 있다”며 “중부지방은 다음주께 장마전선의 영향을 받아 비가 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마전선은 북쪽의 오호츠크해 고기압과 남쪽의 북태평양 고기압 사이에 형성되는 정체전선이다. 북쪽 기단이 세력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남쪽 기단이 상대적으로 약해 비를 뿌리는 장마전선이 한반도 남쪽에 치우쳐 있다는 얘기다.

장 통보관은 “중부지방의 경우 올 장마기간 동안 예년에 비해 적은 비가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장마가 평년보다 1주일 정도 늦게 찾아온데다 장마기간 중 강수일수도 예년에 비해 적을 것이란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기상청은 그러나 장마가 끝난 이후에도 국지성 집중호우는 자주 찾아올 것으로 내다봤다. 기상청 관계자는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가열된 지표면에 북쪽의 찬 공기가 대기 상층에 유입되면 대기불안정으로 인한 집중호우가 자주 찾아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7월 말 서울 등 중부지방에 내렸던 시간당 100㎜가 넘는 집중호우가 또 다시 찾아올 수 있다는 얘기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태평양고기압이 본격적으로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다음달까지도 국지성 집중호우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학계 일각에선 장마가 끝난 이후에도 집중호우가 자주 내리는 원인이 점차 가속화되는 한반도 아열대화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한다. 일반적으로 장마는 온대지방에서 여름철에 나타나는 기후현상으로, 6월 말부터 7월 말까지 집중적으로 내리는 계절성 비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장마가 끝난 8, 9월에도 국지성 집중호우가 내리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아열대 지방의 소나기 ‘스콜’을 닮아간다는 지적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