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값' 은행株 이번엔 제값 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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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순자산비율 1배 미만…유럽 리스크 완화로 '관심'
M&A·실적 모멘텀 갖춘 KB금융·기업은행 '주목'
M&A·실적 모멘텀 갖춘 KB금융·기업은행 '주목'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는 주가가 하락할 때 주요 저항선 역할을 한다. PBR이 1배보다 낮다는 건 주가가 장부상 자산가치보다 낮게 평가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KB금융 신한지주 우리금융 등 국내 은행주(은행계 금융지주사 및 은행)는 PBR이 1배 미만으로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뚜렷한 상승 흐름을 보여주지 못했다.
은행주가 유럽연합(EU) 정상회의를 계기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가 진정되면 은행주가 제자리 찾기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주목 받는 은행주
지난달 29일 EU 정상회의 소식이 전해지자 코스피지수는 1.91% 올랐다. 이 중 은행주 상승률이 눈에 띄었다. KB금융이 3.07% 오른 것을 비롯해 신한지주(4.20%) 우리금융(5.06%) 기업은행(2.82%) 등 대부분 은행주가 동반 랠리를 펼쳤다. 2일에는 장 후반으로 갈수록 상승폭이 둔화되긴 했지만, 신한지주(1.13%) 하나금융(0.97%) 외환은행(0.49%) 등은 이틀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날 상승폭이 컸던 우리금융은 기관투자가의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1.61% 하락했다.
황석규 교보증권 연구위원은 “연초 상승 흐름을 보이던 은행주가 4월 들어 유로존 리스크가 다시 부각되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며 “EU 정상회의를 계기로 은행주가 반등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2009년 5월 미국 중앙은행(Fed)의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발표로 미국 은행들의 부실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됐을 때나, 작년 12월 유럽중앙은행(ECB)의 1차 장기대출프로그램(LTRO) 실시 이후처럼 대외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은행주가 랠리를 펼칠 여건이 형성되고 있다는 얘기다.
하반기 실적도 양호할 전망이다. 구용욱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일회성 이익을 제거할 경우 8개 상장 은행의 하반기 순이익 규모는 5조8000억원으로 상반기(5조8000억원)와 비슷할 것”이라며 “순이자마진이 상반기 수준을 유지하고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은행업종은 하반기 실적 모멘텀이 다른 업종에 비해 두드러지는 건 아니지만 PBR이 0.5배 안팎이어서 가격적인 매력이 높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29일 주가를 기준으로 한 은행주의 PBR은 △우리금융 0.51배 △하나금융·기업은행 각각 0.53배 △KB금융·외환은행 각각 0.58배 등이다.
○“KB금융·기업은행 주목해야”
애널리스트들은 은행주가 랠리를 펼칠 경우 KB금융과 기업은행을 우선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황 연구위원은 “KB금융의 2012년 순이익은 일회성 요인을 제외할 경우 전년보다 18.2%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2년 동안 부실자산에 대해 선제적인 충당금을 쌓은 덕분에 충담금 부담도 완화됐고, 순이자마진도 3%대를 유지하는 등 양호한 실적이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이용욱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위원은 “ING생명의 한국법인 매각 후보에 KB금융이 포함됐다”며 “시장에서 얘기되는 3조~4조원 수준에 인수한다면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개선하고 비은행 부문의 이익 기여도를 높이는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하반기에는 가계부채 부실 문제가 은행업종의 리스크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며 가계부채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기업은행을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