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7만대…현대·기아차 혼자 달렸다
현대·기아자동차의 수출 증가에 힘입어 상반기 국내 자동차 업체의 판매실적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 GM, 쌍용, 르노삼성차 등 완성차 5개사는 상반기 국내외에서 총 412만5020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 8.9% 증가한 수치다.

현대차가 218만여대, 기아차가 139만6100여대로 전년보다 각각 11.6%, 12.4% 판매량이 증가했다. 현대·기아차는 이처럼 괄목할 만한 신장세를 보였지만 GM(-1.1%) 쌍용차(1.4%) 르노삼성차(-32.8%) 등이 제자리걸음이거나 실적이 크게 악화돼 대조를 이뤘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의 쏠림현상도 심화됐다. 상반기 판매실적 중 현대·기아차의 판매량은 전체의 87.7%를 차지했다. 지난해 84%에서 3.7%포인트 증가했다.

현대·기아차의 실적에는 수출이 큰 영향을 미쳤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상반기 해외에서 185만1899대, 115만7005대를 판매했다. 전년보다 각각 15.1%, 16.4% 증가했다. 국내 자동차 회사 중 수출실적이 증가한 것은 두 회사뿐이다. 현대차는 미국 중국 인도 체코 러시아 등 현지 공장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늘었다. 기아차는 프라이드를 비롯해 스포티지R, 포르테, K5 등 주력 차종들이 해외판매를 견인했다.

GM은 소형차 스파크의 북미수출을 시작했지만 상반기 해외에서 전년보다 2% 감소한 33만7644대를 판매했다. 올초 인도 진출을 선언하고 중국에서 딜러망 확장에 나선 쌍용차도 수출 실적이 소폭 줄었다. 상반기 해외에서 3만4812대를 판매해 전년보다 2.3% 판매량이 줄었다. 지난달에는 해외에서 코란도스포츠 판매량이 전월 대비 36.2% 증가했다. 쌍용차는 렉스턴W와 로디우스 유로 등 상품성을 개선한 상품을 투입할 계획이다.

내수판매는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5개사의 자동차 판매량은 69만1200여대로 전년보다 5% 감소했다. 해외에서 강세를 보였던 현대차와 기아차가 국내에서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각각 4.7%, 3.7% 내수판매량이 줄었다.

내수에서는 쌍용차와 한국GM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쌍용차는 지난달 4033대를 판매해 4008대를 판매한 르노삼성을 처음으로 제치고 월간 내수판매 4위에 올랐다. 쌍용차는 상반기 코란도스포츠, 렉스턴W 등 신차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국내에서 2만1841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 7.9% 증가했다. 한국GM은 상반기 7만1506대를 판매해 3.5% 증가했다. 2003년의 7만4733대 이후 9년 만에 최대 실적이다.

르노삼성차는 내수와 수출 모두 하락세가 심화됐다. 상반기 국내 누적판매실적은 3만648대로 4위를 지켰지만 올해 들어 판매실적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상반기 국내 차종별 판매량은 아반떼가 5만5147대를 판매해 내수 판매 1위에 올랐다. 쏘나타(4만9593대) 모닝(4만7224대) 그랜저(4만6692대) K5(4만3152대) 순이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