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두 사람의 비평에 상처받아 쉽게 포기하지 마세요. 나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쉽게 한 말에 너무 무게를 두어 아파하지도 말아요. 안티가 생긴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잘 진행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용기 내어 지금 가고 있는 길, 묵묵히 계속 가면 돼요.’(‘휴식의 장’중에서)

‘좋은 음악도 계속 들으면 질려요. 하지만 잊을 만했을 때 또다시 들으면 참 좋습니다. 이것은 음악 자체의 문제가 아니고 나와 음악과의 관계의 문제입니다. 이처럼 사람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고 그 사람과 나와의 관계의 문제입니다.’(‘관계의 장’중에서)

올 상반기 최고 베스트셀러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쌤앤파커스 펴냄)에 담긴 저자 혜민 스님의 목소리는 잔잔하면서도 설득력이 있다. 오랜 인생 멘토가 눈을 바라보며 하는 말처럼 구구절절 마음에 와닿는다. 불확실한 세상을 아파하는 이들을 위한 삶의 방향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입소문을 타고 상반기에 12주일이나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고, 출간 5개월 만에 70만권이나 팔린 까닭이다. 대만, 일본에까지 판권을 수출했다.

혜민 스님은 미국 대학교수가 된 한국인 승려라는 특이한 이력 덕에 알려졌다. 미 하버드대와 프린스턴대에서 공부하고 매사추세츠주 햄프셔대 종교학 교수로 재직 중인 혜민 스님은 할리우드 배우이자 재가불자인 리처드 기어가 방한했을 때 통역을 도우면서 많이 알려졌다.

책은 혜민 스님의 트위터 대화 모음이다. 그는 낯선 땅에서 홀로 외로워하는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 트위터로 소통하며 사람들과 어울렸다. 거기에는 사랑의 아픔을 겪고, 텅 빈 독서실에서 밤샘 공부를 하고, 스트레스를 받을 때면 동네 분식집에서 폭식도 한 자기 이야기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이야기가 겉돌지 않아 공감할 수 있는 것은 다 경험에서 우러나온 메시지들이기 때문이다.

혜민 스님은 남의 눈치를 보며 자신감을 잃은 이들에게 이렇게 조언한다.

“남들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만큼 당신에 대해 생각하지 않아요. 그러니 다른 사람 눈치보지 말고 이것저것 너무 고민하지 말고 본인이 하고 싶은 거 하고 사세요.”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