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생태계에 돈이 돌지 않고 있다. 스마트폰 메신저 ‘카카오톡’은 국내 이동통신사보다 많은 고객을 확보해 국민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으로 불리지만 여전히 적자다. 카메라 앱 ‘푸딩 카메라’ 등 1000만명 이상 다운로드받은 앱들도 손해를 보고 있다.

○연매출 5000만원 이하 47%

모바일 앱 제작회사들의 수익이 매우 저조하다. 이대로 가면 모바일 생태계가 계속 유지되겠느냐 하는 의구심이 생길 정도다. 그나마 수익을 남긴다는 게임 앱 시장도 치열한 경쟁시장으로 바뀌면서 게임 개발회사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스마트폰이 급속히 보급되면서 지난해부터 앱 개발 열풍이 불었다. 정부가 청년 실업난을 해소하기 위해 앱 개발자 지원프로그램을 꾸준히 마련하고 통신사들도 덩달아 앱 장터를 키웠다. 국내 통신사가 운영하는 앱 장터 중 가장 규모가 큰 티스토어에 등록된 개발업체(1인 개발자 포함) 수는 지난 5월 기준으로 3만1300개다. 지난해 동기 대비 6600개 늘어났다.

하지만 흑자를 내는 업체는 드물다. 최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222개 앱 개발업체를 조사한 결과 25.7%는 매출이 아예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매출 5000만원 이하인 업체는 47%에 달했다.

○안정적 수익모델 찾기 어려워

모바일 생태계 가뭄의 가장 큰 요인은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앱=공짜’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기 때문이다.

유료화가 가장 잘돼 있다는 게임 분야도 평균 매출액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경쟁 앱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카카오는 오는 17일 게임센터를 카카오톡에 설치하기로 하는 등 게임 분야를 강화하고 있다.

모바일시장 전문 분석업체 플러리는 앱 게임 매출 상위업체 91%가 ‘부분 유료화 모델’로 돈을 벌고 있지만 사용자 중 3%만 결제한다고 조사했다. 퍼즐게임업체 스타후르츠의 박효용 사장은 “경쟁이 치열해져 돈 벌기가 더욱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광고 효과에도 의구심

모바일 앱을 개발하는 업체들이 돈을 벌 수 있는 또다른 수익원은 광고다. 앱은 무료로 배포하고 광고를 실어 매출을 올리는 방식이다.

하지만 모바일 광고시장 규모가 협소해 앱 개발비도 건지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 광고는 지난해 600억원에 불과했다. 전체 광고 시장의 0.7%다. 올해는 1700억원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쏟아지는 앱들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한국광고주협회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입체영상(3D) 등 다양한 모바일 광고를 선보이는 인모비 등의 성공사례가 있지만 국내에는 효과를 제대로 봤다는 업체가 없다”며 “상당수 광고주들이 모바일 광고에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다수의 인터넷 광고주를 확보한 모바일 광고업체가 적은 것도 모바일 광고 시장의 성장을 더디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통신사 등 다양한 업체가 이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인터넷 광고 사업을 처음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