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에게 길을 묻다] "다산의 실학 정신, 21세기에도 유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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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선리후(事先理後), 즉 사물이 원리에 앞선다는 실학 정신 및 문화적 가치와 이념으로 국가 간의 정치적 장벽이나 군사적 충돌을 해소시킬 수 있다는 다산의 주장은 21세기 새로운 세계 질서 재건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황쥔제 대만 인문사회고등연구원장)
“다산은 실용주의적 사상가다. 그는 인간 심리학을 이해하는 방식에 대한 실용적인 조언과 덕성을 수련하는 데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 경전을 탐색했다. 200년 전 인물인 다산이 경전에서 발견한 것은 오늘날에도 유효할 수 있다.”(도널드 베이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교수)
“세계적으로 다산만큼 높은 수준으로 다양한 것들에 몰두했던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다산을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비교하는 것이 부적절한 일은 아니다”(바우더베인 발라번 네덜란드 라이덴대 교수)
다산 정약용(1762~1836) 탄생 250주년을 맞아 국내외 학자 50여명이 다산의 사상과 삶을 세계사적 맥락에서 조명하는 국제학술회의가 5일 개막됐다. 다산 탄신 250주년 기념사업추진회와 다산학술문화재단이 7일까지 사흘간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와 코리아나호텔에서 여는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다산학의 현재적 쟁점과 시사점을 탐구한다.
다산 탄생 250주년 학술대회…7일까지 프레스센터 등서
황쥔제 대만 인문사회고등연구원장은 ‘동아시아 유학 중의 다산학:21세기의 시각에서’라는 기조강연에서 “다산은 동아시아 유학, 특히 주자학을 융합해 서구에서 전래된 천주교와 접목을 시도했고 유학사상의 새로운 방향을 개척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동아시아 유학의 핵심 가치인 인(仁)을 사람과 사람 사이의 상호관계로 해석해 도덕적 주체로서의 사람을 실천적 주체인 동시에 상호적 주체로 본 게 다산의 창조적인 논점”이라고 설명했다.
송재소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다산학 연구의 제문제’에서 “다산은 성리학적 우주론의 이(理)의 실제를 부정하고 상제(上帝)로 대체시켜 유기체적 자연관이 아닌 인간의 자주성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존 터커 미국 이스트카롤리나대 교수는 “다산은 법(法)을 통치자들이 만든 규칙이면서도 백성들의 유용성과 바람들을 반영하는 규칙으로 정의했는데 통치에 따라 백성들이 억압당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했다”며 “다산은 그런 통치자의 제거를 대비했다”고 설명했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