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수 전 신동방 회장 성북동 저택, 1억원 못 갚아 강제 경매 처분
청구액 1억원을 갚지 못해 강제경매에 부쳐진 신명수 전 신동방그룹 회장(71)의 서울 성북동 집(사진)이 5일 48억원에 팔렸다. 대통령의 사돈으로 1980~1990년대를 풍미했던 그룹 회장이 1억원의 빚 때문에 집을 날리게 된 것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경매에 부쳐진 이 집은 첫 입찰임에도 2명이 매입 경쟁을 벌여 감정가격의 110% 수준에 매각됐다. 이 집의 감정가격은 44억7839만원으로 대지(760㎡)와 건물(728㎡)·수목 등이 33억1199만원, 앞마당(임야)이 11억6640만원으로 각각 평가됐다. 낙찰가격은 대지·건물·수목이 감정가의 115%인 35억2100만원, 마당은 감정가의 106%인 13억4100만원으로 매겨졌다.

이 집의 채권 총액은 256억1500만원이다. 1억원 때문에 경매를 요청한 예금보험공사가 낙찰로 돌려받을 수 있는 돈은 700만원에 불과할 전망이다. 172억원에 달하는 채권을 보유한 대한종합금융 등에 비해 채권액이 적기 때문이다.

신 전 회장이 30년 넘게 살아온 이 집이 경매 신세로 전락한 발단은 사돈인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에 엮이면서부터다. 신 전 회장은 노 전 대통령으로부터 비자금 230억원을 맡았다가 1995년 비자금 수사에 휘말렸다. 이후 신동방그룹은 사세가 기울어 1999년 워크아웃(재무구조회생작업)에 빠졌다. 주가조작 혐의로 한때 구속되기도 했다가 지금은 노 전 대통령의 추가 비자금 424억원 의혹에 얽혀 또다시 검찰의 수사 물망에 오른 상태다.

낙찰자는 유모씨로 알려졌지만, 집의 소유권을 온전히 넘겨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 집을 담보로 돈을 빌린 곳이 많기 때문이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