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자’ 노박 조코비치(25·세르비아)와 ‘황제’ 로저 페더러(31·스위스)가 윔블던 테니스대회 결승 진출을 놓고 격돌한다.

남자프로테니스(ATP) 세계랭킹 1위 조코비치는 5일(한국시간)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테니스 남자 단식 8강에서 세계랭킹 29위 플로리안 마이어(29·독일)를 3-0으로 완파했다. 그는 7개의 서브에이스를 뽑아내는 공격적인 경기를 펼치며 지난해에 이어 윔블던 2연패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조코비치는 지난해 프랑스오픈을 제외한 3개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며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올해도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에서 우승, 준우승을 차지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조코비치는 개인통산 6번째 메이저대회 우승 기록을 세우게 된다.

준결승에선 만만치 않은 상대인 페더러와 격돌한다. 세계랭킹 3위 페더러는 앞서 열린 8강전에서 세계랭킹 33위 미하일 유즈니(30·러시아)를 3-0으로 가볍게 물리치고 준결승에 올랐다. 2009년 이후 3년 만에 윔블던 4강 무대를 밟은 페더러는 개인통산 7번째 윔블던 우승을 노린다. 2003~2007년, 2009년 윔블던 정상에 오른 페더러는 올해 우승할 경우 피트 샘프러스(미국)가 보유한 윔블던 남자단식 최다 우승 타이 기록(7회)을 수립하게 된다.

페더러는 조코비치와의 상대 전적에서는 14승12패로 근소하게 앞서 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는 조코비치가 단연 강세다. 지난해와 올해 프랑스오픈 준결승까지 7차례 격돌에서 조코비치가 6번을 이겼다. 윔블던을 비롯해 잔디 코트에서 둘이 맞대결을 벌인 적은 한 번도 없어서 이번 대결은 최고의 빅매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영국의 희망’ 앤디 머레이(25)는 단식 8강에서 세계랭킹 5위 데이비드 페러(30·스페인)를 3-1로 물리치고 준결승에 올랐다. 메이저대회 우승 경험이 없는 머레이는 안방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 첫 우승을 노린다. 1936년 프레드 페리 이후 윔블던에서 남자단식 우승을 차지한 영국 선수는 나오지 않았다. 머레이는 2009년부터 3년 연속 윔블던 준결승에서 탈락했다. 머레이가 결승 진출에 성공하면 1938년 버니 오스틴 이후 74년 만에 윔블던 남자단식 결승에 오르는 영국 선수가 된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