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안의 TV’시대를 열었던 위성DMB(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 서비스가 다음달 31일 종료된다. 2005년 5월 방송을 시작한 지 7년여 만이다.

SK텔링크는 위성DMB 신규 가입 중단을 포함한 종료 절차에 들어간다고 5일 발표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SK텔링크의 위성DMB 사업종료 계획을 이날 열린 전체회의에 보고했다.

SK텔링크는 “그동안의 자구노력에도 불구하고 가입자 감소로 매출이 급감했다”며 “중계기, 위성사용료 등으로 매월 수십억원의 운영경비가 발생해 더 이상 서비스를 지속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위성DMB 가입자는 2006년 100만명, 2009년 200만명을 돌파하며 성장세를 보였으나 2010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섰고 작년 말 127만명, 지난달 말에는 3만9000명으로 급감했다.

위성DMB 몰락은 정부의 정책 실패 탓이 크다. 정보통신부는 2005년 위성DMB를 ‘유료’로 허가해놓고서 같은해 12월 지상파DMB를 ‘무료’로 추가 허용했다. 여기에다 스마트폰 대중화가 결정타를 날렸다. 다양한 모바일 방송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앱)이 등장하면서 가입자가 빠르게 이탈했다. 지난 3년간 위성DMB를 지원하는 단말기가 단 한 종도 나오지 않은 것도 위성DMB 쇠퇴를 부추겼다.

이날 회의에서 홍성규 방통위 부위원장은 “위성과 지상파 DMB 중 하나만 했더라면 세계 시장을 석권할 수 있었는데 둘 다 해서 다 망하게 됐다”며 “정부가 정책 결정을 얼마나 신중히 해야 하는지 보여주는 결정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용섭 방통위 위원은 “스마트폰 시대에는 이런 실패 사례가 통신 방송시장에서 많이 생길 수 있는 만큼 법에서도 유연성을 갖고 퇴출을 자유롭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SK텔링크는 가입자 불편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용약관과 소비자 보호 지침 등에 따라 위성 DMB 서비스 종료시까지 잔여 기간 이용요금 면제, 위약금 면제 등 가입자 보호 계획을 시행할 계획이다. 박병근 SK텔링크 사장은 “가입자 보상절차를 서비스 종료 이후에도 6개월간 진행하는 등 가입자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