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정혁 원장 변사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정 원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쪽에 무게를 두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

7일 대전경찰에 따르면 정 원장은 전날 오후 6시37분께 대전 유성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내 3층 높이의 국가생명공학연구센터 건물 옥상에서 투신,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다 직원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국가생명공학연구센터 건물은 외부인이 출입할 수 없고, 옥상 현장에 남겨진 족적 등으로 보아 제 3자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타살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옥상에는 1m 높이의 난간이 있어 실족사로 보기도 어렵다"면서 "정 원장이 벽면과 환풍구를 차례로 밟고 올라간 뒤 난간에서 뛰어내린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폐쇄회로(CC) TV에는 정 원장이 이날 오후 4시42분께 센터 1층 현관문으로 들어와 2층 계단으로 혼자 올라가는 모습이 녹화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 원장의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다.

정 원장은 지난해 8월 자신이 세운 연구소기업 ㈜보광리소스 전 대표가 사기 사건에 휘말리면서, 관리 감독 책임을 묻는 투자자들로부터 최근 항의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 같은 스트레스로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했고 급기야 지난 5월 21일 입원하기도 했다.

정 원장은 이틀 뒤 퇴원해 업무에 복귀했으나 근무 중 낙상사고까지 당해 또 다시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생명연 관계자는 "전날에도 연구원에서 치러진 공식행사를 마치셨다"라면서 "이렇게 가실 분이 아닌데 믿어지지 않는다"며 애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j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