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상반기 중 가장 낮아…포화시장에서 경쟁만 과열

올 상반기 이동통신 서비스에 새로 가입한 이용자 수가 만 7년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는 등 이동통신 시장의 성장 둔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동통신사들은 새로운 가입자를 유치하지는 못하고 서로 가입자를 뺏고 빼앗기는 소모적인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8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공개한 '이동전화서비스 가입자 현황'에 따르면 올 상반기 순증 가입자(신규-해지)는 약 44만∼45만명으로 추정된다.

반기별 순증 가입자를 따져봤을 때 올 상반기 수치는 2004년 하반기(34만5천58명) 이후 가장 낮다.

상반기별 순증 가입자로는 집계가 시작된 2000년 이후 최저다.

2000년부터 현재까지 항상 상반기의 순증 가입자가 하반기보다 많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순증 가입자는 역대 최저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순증 가입자는 2010년 상반기 스마트폰 열풍으로 166만5천여명이 유입된 이후로 반기마다 약 30만∼50만명씩 줄어드는 추세다.

이동통신 시장의 성장둔화는 이미 예견된 사실이다.

시장이 커질 대로 커져 더는 유입될 잠재 이용자를 찾기 어렵다.

2010년 국내 이동통신이용자는 전체 인구를 추월했으며 지난해 이용자 수는 5천250만6천793명으로 전체 인구 4천977만9천명보다 약 300만명이 많았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미 이동통신 인구가 전체 인구의 105%로 과포화 상태"라며 "가입자를 더 늘리기보다는 2세대(2G)·3세대(3G) 서비스 가입자가 4세대(4G) 서비스로 전환하면서 커지는 순익으로 수익을 올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4G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는 대체로 요금이 2G나 3G 서비스보다 높아서 가입자 1명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수익인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더 높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다.

이동통신 시장이 더 커질 가능성은 줄어들었지만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 간 경쟁은 날로 격화하고 있다.

이통 3사의 치열한 LTE 경쟁으로 올 상반기 통신사를 옮긴 가입자(번호이동자) 수는 493만1천769명에 달했다.

2006년 번호이동자 통계가 집계된 이래 4번째로 많다.

신규 고객이 들어올 여지는 없는데 번호이동자 수는 늘어나면서 이통 3사는 기존 가입자를 지키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식'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3사는 올 1분기 기준으로 전체 매출의 22∼25%가량을 마케팅 비용(광고선전비+수수료)에 쓰고 있으며 그 액수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2003년 1분기 706억원 수준이던 마케팅 비용이 10년만에 5배 수준인 3천506억원으로 늘었다.

2010년 1분기에는 4천93억원을 찍은 뒤 약간 줄어든 액수다.

SK텔레콤과 KT도 10년새 마케팅 비용을 2배가량 늘렸다.

마케팅 비용이 늘었지만 시장 점유율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최근 LTE 경쟁으로 약간의 변화가 생기긴 했지만 SK텔레콤 50∼51%대, KT 30∼31%대, LG유플러스 17∼18%대인 점유율은 굳어져 있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이통3사가 이용자만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고 있다"며 "가입자를 뺏기지 않으려고 불필요한 경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4월 단말기 보조금을 과도하게 지급하는 등 지나친 마케팅 경쟁을 펼치던 이통사들에 경쟁을 자제하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이동통신 시장이 포화상태라 매주 번호이동 건수를 파악하면서 사업자 간 경쟁이 과열됐는지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김경윤 기자 abbie@yna.co.krheev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