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경기 침체로 건설사들의 부도가 잇따르는 시기에 건축장식자재 기업인 LG하우시스의 ‘선전’은 의외로 비춰질 수 있다. 지난달 1일 5만7800원(종가 기준)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6만3500원으로 올랐다. 지난 1분기까지 부진했던 실적이 2분기 이후 나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가도 바닥을 찍었다는 평가다.

주가 반등의 첫 번째 요인은 ‘창호 에너지 소비효율등급 표시제’다. LG하우시스는 이달부터 시행에 들어간 이 제도의 최대 수혜주로 꼽힌다. 창호 에너지 소비효율등급 표시제란 20가구 이상 공동주택을 지을 때 일정 수준 이상의 열효율을 갖춘 창호를 사용하도록 의무화한 제도다. 59.5㎡(18평)를 초과하는 가구에는 ㎡당 빠져나가는 열이 1.4W 이하인 2등급 이상을, 59.5㎡(18평) 이하 가구에는 2.1W 이하인 3등급 이상의 창호를 사용해야 한다.

국내에서 3등급 이상의 단열용 특수유리를 생산할 수 있는 업체는 LG하우시스와 KCC 등 대형 창호업체 2~3곳에 불과하다. LG하우시스는 국내 시장에서 40~45%의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는 1위 업체다.

원용진 이트레이드증권 선임연구원은 “창호 에너지 소비효율등급제 시행에 따라 제도에 부합하는 기술력을 갖추지 못한 영세 기업은 도태할 수밖에 없다”며 “시장 점유율 1위인 LG하우시스가 영세기업의 점유율을 가장 많이 가져오면서 직접적인 수혜를 누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LG하우시스 수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아파트 신규 입주량이 지난 10년래 최저 수준인 점은 주가 상승의 걸림돌이다. 최지환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건축경기 침체로 실적이 급격히 호전되는 것을 기대하긴 힘들다”면서도 “꾸준한 설비투자 결과 인조대리석 등 신제품 출시가 이어지고 있어 매출과 수익성이 전반적으로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파트 신규 입주량의 선행지표인 아파트 분양 물량도 2010년 바닥을 찍은 후 꾸준히 늘고 있다. 원 연구원은 “2011년부터 늘어나기 시작한 아파트 분양 물량이 신규 입주하는 내년부터 창호 에너지 등급제 시행의 수혜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트레이드증권과 NH투자증권은 LG하우시스의 올해 영업이익을 각각 980억원과 771억원으로 예상했다. 목표주가는 11만7000원과 12만원으로 제시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