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시장에 진출한 지 10년 만에 1등 브랜드로 도약한 것은 기적 같은 일입니다.”

조현준 효성 섬유PG(퍼포먼스 그룹) 사장(사진)이 9일 스판덱스 원사 브랜드 ‘크레오라(Creora)’ 개발 20주년을 맞아 그간의 성과를 ‘기적’으로 표현했다. 조 사장은 “크레오라가 시장 진입은 늦었지만 해외 생산기지 구축에 적극 나서며 본격적으로 세계 시장에 진출한 지 10년 만에 1등 브랜드가 됐다”며 “스판덱스 시장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만큼 고객 수요에 맞는 다양한 고품질 스판덱스 제품 제공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판덱스는 ‘섬유의 반도체’라고 불리는 고부가가치의 기능성 섬유다. 크레오라는 1992년 효성이 자체 개발한 스판덱스 원사 브랜드명으로, 세계에서 네 번째이자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독자 개발에 성공했다. 내열성 및 친환경 컨셉트의 차별화된 기능을 내세워 세계 시장에서 25%의 점유율을 올리며 2010년 인비스타(옛 듀폰)를 따라잡고 1위에 올랐다. 나이키, H&M, 유니클로, 빅토리아 시크릿 등의 글로벌 의류 브랜드들이 크레오라를 쓰고 있다. 조 사장은 “섬유 부문 성장을 이끄는 핵심 사업으로 성장한 크레오라의 시장 지배력을 높여 세계 1위 위상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석래 효성 회장의 장남인 조 사장은 일본 미쓰비시상사와 모건스탠리에서 근무하다 1997년 효성의 경영혁신팀 부장으로 입사했고 현재 스판덱스뿐 아니라 폴리에스터, 나일론 등 주요 섬유 수출을 총괄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신규 사업을 확대해 효성의 섬유 부문은 그가 PG장을 맡은 2007년 흑자로 전환했다. 중국, 베트남과 터키, 브라질 등에 생산 공장을 지어 글로벌 생산 체제를 갖추며 효성의 스판덱스 부문을 세계 1위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7일부터 3일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 최대 란제리·수영복 전시회인 ‘파리모드시티·인터필리에르’에서는 유럽, 미주, 중국의 대표 고객사들이 대거 초청돼 ‘크레오라’ 탄생 20주년 축하 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효성은 이번 전시회에서 기능성 스판덱스 원사인 ‘크레오라 에코’와 ‘크레오라 하이클로’를 선보였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