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 로저 페더러(31·스위스·사진)가 돌아왔다.

페더러는 8일(현지시간)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결승에서 앤디 머레이(25·영국)에게 3-1 역전승을 거두며 이 대회 남자단식 우승컵을 3년 만에 들어올렸다.

페더러는 윔블던에서만 통산 7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윔블던 남자단식에서 7차례 정상에 오른 피트 샘프러스(미국)의 최다 우승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또 자신이 보유한 메이저대회 통산 최다 우승 기록을 17회로 경신했다. 페더러가 메이저대회 단식에서 우승한 것은 2010년 호주오픈 이후 약 2년6개월 만이다. 이와 함께 세계랭킹 1위 자리도 되찾았다.

이번 우승은 역전승이라 더욱 값지다. 페더러는 ‘영국의 희망’ 머레이에게 첫 세트를 내주며 끌려가는 듯했다.
그러나 포어핸드 공격이 조금씩 살아났고 실책을 8개로 줄이며 2세트를 따냈다. 2세트가 끝난 뒤 우천으로 경기가 지연된 것도 호재였다. 40여분간 휴식을 취한 페더러는 상승세를 타기 시작하며 3·4세트를 따내 머레이를 이겼다.

우승 후 페더러는 “최근 몇 년간 힘든 시기를 보내서 다시 우승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앞으로도 더 우승할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에 30대 나이에 우승한 것이 더 값지다”고 말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