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들어 유럽연합(EU)과 중국이 금리 인하에 나서는 등 경기둔화를 막기 위한 각국의 정책 대응이 본격화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증시의 반응은 아직까지 냉랭하다. 전문가들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가 선진국뿐 아니라 이머징마켓 경기둔화로 전이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하반기 증시 환경도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이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8개 대형 증권사 자산관리(WM)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하반기 유망할 것으로 보이는 금융투자상품을 꼽아본 결과 대부분 인덱스펀드 등 손실방어 능력이 뛰어난 금융투자상품을 추천했다. 금융자산 포트폴리오를 추천하는 데 있어서도 성장형펀드 비중을 최대한 낮추고 주가연계증권(ELS) 등 안정적인 상품의 비중을 높일 것을 권했다.


○국내 투자는 인덱스펀드로

국내에 투자하는 금융투자상품 가운데 전문가들이 가장 많이 추천한 상품은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한 인덱스펀드 및 관련 금융투자상품이었다. 일반 인덱스펀드를 3명, ETF와 ETF에 투자하는 랩 어카운트(ETF랩)를 4명이 각각 추천했다.

인덱스펀드는 지수를 구성하는 다양한 종목에 분산투자해 액티브주식형에 비해 손실방어 능력이 뛰어난 편이다. 운용보수 등이 액티브펀드에 비해 저렴해 거래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인덱스펀드의 장점에 거래 편이성까지 더해진 ETF 역시 각광을 받고 있는 상품이다. 지난 5월 초부터 이달 6일까지 기관은 KODEX200 ETF를 2900억원 순매수해 세 번째로 많이 사들였다. 양희은 한국투자증권 상품마케팅부 차장은 “지수형 ETF에 투자해 ‘쏠림’ 투자에 따른 위험을 막으면서도 일부는 섹터ETF에 투자해 초과수익을 올리는 게 가능한 ETF랩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삼성그룹주펀드와 같이 업종 대표주에 투자하는 펀드를 추천한 전문가도 3명 있었다. 변동성 장세에서 믿을 건 실적밖에 없다는 점에서 실적개선 기대감이 높은 업종 대표주 펀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해외투자는 중국 본토펀드가 유망

해외에 투자하는 금융투자상품 가운데선 중국 본토펀드가 가장 유망할 것으로 예상됐다. 8명 가운데 6명이 중국 본토에 투자하는 펀드를 추천했다.

최근 중국 인민은행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 달에 두 번 금리 인하를 단행하는 등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중국 펀드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펀드담당 연구원은 “중국이 경기둔화를 막기 위해 본격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며 “중국은 유럽 미국과 달리 경기둔화에 대응할 수 있는 정책카드와 여유가 많아 증시도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슷한 맥락에서 해외 소비재펀드에 대한 관심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있었다. 황인일 미래에셋증권 WM그랜드인터컨티넨털 센터장은 “세계 각국의 경기부양 정책에 따른 수혜를 가장 먼저 받을 수 있는 상품이 소비재펀드”라며 “특히 이머징마켓의 소비 확대에 수혜를 받을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양한 대체상품에 관심 가져야

상반기 금융투자업계에서 가장 이슈가 됐던 상품들은 ‘은행 예금금리+α’의 수익을 추구하는 중위험 중수익 상품들이었다. 하반기에도 변동성 높은 장세가 예상되는 만큼 금융투자상품 포트폴리오에서 중위험 중수익 상품의 비중을 높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설명이었다.

조정익 대우증권 투자컨설팅팀장은 하반기 금융자산 추천 포트폴리오로 △ELS 등 중위험 중수익 상품 50% △주식형 펀드 등 위험자산 20%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수시입출금식 상품 20% △국채 등 안전자산 10%를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국내외 주식형펀드를 제외하고 관심을 가져볼 만한 대체상품으로 ELS 및 DLS 글로벌하이일드채권형 펀드 물가채 등 다양한 상품을 꼽았다. 배용준 신한금융투자 서울파이낸스센터 PB팀장은 “상반기에 인기를 모았던 지수형 ELS나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형 펀드 등은 하반기에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상품”이라며 “안전자산인 금에 투자하는 금 펀드도 틈새상품 개념으로 접근해봄 직하다”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