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0만명에 이르는 기존 7~8등급 저신용자의 신용등급이 10단계로 세분화된다. 이 가운데 상위등급을 받은 저신용자는 은행에서 연 10%대 후반의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게 돼 금리부담이 기존보다 최대 8~9%포인트 줄어들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비우량(서브프라임) 신용등급 평가시스템’을 코리아크레딧뷰로(KCB)와 함께 개발해 오는 10월부터 적용할 계획이라고 10일 발표했다. 이 시스템은 기존 신용등급 체계에서 7~8등급으로 분류된 약 450만명의 신용등급을 다시 10단계로 재분류하는 게 특징이다.

기존 7~8등급에 해당하는 사람은 저축은행 상호금융 캐피털사 등 2금융권에서 최고 연 27~28%, 대부업체에서 연 39%의 고금리를 일률적으로 적용받아 왔다.

금감원과 KCB는 이들 저신용자의 △장·단기 연체 이력 △대출·보증 규모 △신용거래 실적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비우량 신용등급 시스템을 구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1000점을 만점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상위 등급을 받게 된다.

저신용자 비우량 신용등급 시스템이 적용되면 최고 연 27~28%의 고금리를 부담했던 제2금융권 이용자들 중 상위등급으로 평가된 사람들은 은행권에서 연 10%대 후반의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중간등급은 20%대 초·중반, 하위등급은 기존과 비슷한 금리가 적용될 전망이다.

박용욱 금감원 특수은행검사국장은 “기존에 저신용층으로 분류됐더라도 서브프라임 등급을 통해 상대적으로 신용위험이 낮은 것으로 평가된 고객은 금리인하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은행과 2금융권 간 금리단층 해소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은행들이 저신용자에 대한 적극적인 대출을 꺼리고 있는 상황이어서 비우량 신용등급 상위자에 대한 대출에 적극 나설지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류시훈/장창민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