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년1개월 만에 연 3.00%로 내렸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2일 오전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연 3.25%에서 25bp(1bp=0.01%포인트) 낮춘 연 3.00%로 결정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해 6월 이후 1년1개월 만에 인하됐다.

한은 금통위의 이번 인하 결정은 유로존(유로화 사용국) 재정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실물 경기침체에 대한 부담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럽 재정위기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선행적으로 금리 인하 조치를 시행할 필요성이 대두됐다는 분석이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하반기 경기침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 부양에 대한 필요성을 강하게 인식한 결과"라며 "기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긴 하지만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도 금리 인하의 배경이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은이 25일 발표한 '6월 소비자동향지수(CSI)'에 따르면 지난달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3.7%로 전월과 같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소비자들이 1년 혹은 더 긴 기간 후에 물가상승률이 어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는 지표다.

중국 유럽 등 세계 주요국들이 금리인하 조치를 시행한 것도 이번 금리 인하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중국인민은행이 지난 5일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인하했다.

박 연구원은 "이번에 인하 조치를 단행했지만 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그동안 장기간 금리 동결을 유지하면서 금리정상화를 성공적으로 시행하지 못했기 때문에 추가적인 인하할 여유가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한은 금리 정상화 기조를 표방하면서도 장기감 금리를 동결해왔기 때문에 이번 인하 조치로 '실기론' 비판이 거세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기준금리는 2009년 2월에는 사상 최저치인 2%까지 내려갔다가 2010년에 두 차례, 지난해에는 1월과 3월, 6월 총 세 차례에 걸쳐 0.25%포인트씩 인상된 뒤 계속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금통위 기준금리 발표 직후에도 큰 변동 없이 1140원 초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