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국내 경제의 성장세가 예상보다 부진했다고 밝혔다.

금통위는 12일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을 통해 "국내 경제는 수출과 내수 증가율이 낮은 수준에 머물면서 성장세가 당초 예상보다 부진했다"며 "고용 면에서는 고령층,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취업자 수의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국내 경제는 유로지역 리스크 증대, 주요 교역상대국 경제의 부진 등으로 국내총생산(GDP) 갭이 상당기간 마이너스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지난달 국내 경제가 장기추세 수준의 성장을 보일 것이라는 예상에서 상당히 후퇴한 것이다.

금통위는 세계 경제에 대한 판단에서도 인식 변화를 드러냈다.

금통위는 "세계 경제를 보면 미국은 일부 경제지표가 악화되는 모습을 보였고 유로 지역에서는 경제활동의 부진이 심화됐다"며 "신흥시장국의 성장세도 수출 부진 등으로 계속 둔화됐다"고 판단했다.

앞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에서 180도 인식 변화를 보인 것이다.

앞으로 세계 경제의 회복세는 당초 예상보다 완만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특히 유로 지역 재정위기를 둘러싼 높은 불확실성, 국제금융시장 불안과 주요국 경제의 부진 가능성 등이 성장의 하방위험을 더욱 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통방 결정문에 나온 향후 정책 기조에 대한 부문는 지난달 정책 방향과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향후 통화정책 기조에 대해 금통위는 "앞으로 해외 위험요인 및 이에 따른 국내 금융·경제상황 변화를 면밀하게 점검하는 한편,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낮추도록 계속 노력하면서 견실한 경제성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기적 시계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 안정목표의 중심선에서 안정되도록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준금리는 이날 1년1개월만에 기존 연 3.25%에서 25bp(1bp=0.01%포인트) 낮춘 연 3.00%로 인하됐다. 금리는 앞서 2009년 2월에는 사상 최저치인 2%까지 내려갔다가 2010년에 두 차례, 지난해에는 1월과 3월, 6월 총 세 차례에 걸쳐 0.25%포인트씩 인상된 뒤 계속 같은 수준으로 유지돼 왔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