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2일 기준금리를 13개월만에 전격 인하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는 시큰둥한 반응이다.

12일 오전 10시52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7.92포인트(0.43%) 떨어진 1818.47을 기록중이다.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기존 연 3.25%에서 25bp(1bp=0.01%포인트) 낮춘 연 3.00%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나온 직후 코스피는 장중 상승반전하기도 했으나, 다시 반락해 오히려 낙폭을 확대하고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7월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하기는 했지만, 이번 금리 인하 결정이 전격적인 것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주요국 경기지표 둔화로 인해 글로벌 경기 우려가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 늦어도 8월 정도에는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했기 때문이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다음달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었지만 한 달 먼저 내린 것도 놀랄만한 일은 아닌 것 같다"며 "글로벌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하는 추세고, 국내에서도 가계부채 문제 등으로 경기 부양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됐었다"고 말했다.

실제 전날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루머로 장 후반 채권금리가 급등하기도 했다.

이정준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미 채권금리 수준은 한차례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한 수준까지 떨어져 있다"면서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더 있을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장의 움직임은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경기지표 둔화와 기업이익 부진에 맞춰져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곽중보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반기 경기둔화와 기업이익 감액에 대한 우려가 근본적으로 해소되지 않는 이상, 금리 인하로 하락 압력을 방어할 수는 있겠지만 증시 방향 자체를 바꾸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배 애널리스트도 "특히 삼성전자 주가가 이날 200일 이동평균선을 이탈한데다 현대차도 이를 하회하고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시장 수급이 꼬여있다"며 "주가가 반등하기 위해서는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회복되야만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코스피지수의 고점이 낮아지고 있는데다 호재가 없기 때문에 반등이 나온다고 해도 그 폭이 제한적일 것"이라며 "당분간 관망하는 전략이 낫다"고 조언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금리 인하와 정부의 경기부양책의 효과에 따른 분위기 반등을 기대해볼 수도 있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첫술에 배가 부를 수는 없는 것이지만, 유럽과 중국 등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금리인하 기조가 고착화되고 있어 이를 통한 장기적인 경기 회복에는 기대를 해볼 만하다"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