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울렛·대형마트에 이어 백화점에서도 옷을 무게 단위로 파는 ‘저울 땡처리’가 등장했다. 소비경기 불황으로 인한 매출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판촉전략이다.

AK플라자는 13~15일 수원점에서 여성의류를 저울로 달아 10g당 300원에 판매하는 ‘킬로패션 대전’을 연다. 티셔츠, 카디건, 블라우스, 스커트 등 행사상품 3만여점이 풀린다. 여성용 티셔츠나 카디건의 무게가 개당 70~120g 정도여서 한 벌을 2000~3000원 선에 살 수 있다. 다만 1인당 구매 한도는 최대 5㎏(15만원어치)으로 제한했다.

백화점에서 옷을 저울로 달아 판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AK플라자 측은 설명했다.

지난 4월에는 대형마트인 롯데마트가 티셔츠, 반바지 등 봄·여름 의류를 10g당 300원씩 무게를 달아 판매했다. 롯데마트는 이 행사를 통해 전국 63개 점포에서 50만장을 팔아치웠다.

땡처리 도매시장에서나 볼 수 있는 이런 판매 방식은 1997년 외환위기, 2003년 신용카드 사태 등 경기가 극도로 침체된 시기에 창고형 아울렛과 가두점에서 손님을 끌기 위해 간간이 시도하던 것이었다.

매출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지난달 29일부터 사상 초유의 ‘한 달짜리 여름 정기세일’을 벌이고 있는 백화점업계는 이미 원피스부터 구두, 선글라스, 와인, 명품까지 제품군을 막론하고 할인율이 최대 80%에 이르는 기획전을 경쟁적으로 벌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매출이 하반기에는 다소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는 소비자들을 끌어오기 위해 총력을 다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