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자동차에 이어 자동차부품 무역과 관련해 중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미 통상전문지 인사이드US트레이드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은 업계 소식통을 인용,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연말 대선을 앞두고 중국과 자동차부품 무역분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 3월 연방의원 188명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중국이 미국산 자동차부품 수입을 제한하는 한편 자국 자동차부품 업체들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면서 강력한 대응 조치를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미국은 이달 초 미국산 자동차에 반덤핑관세와 상계관세를 부과해온 중국을 불공정 무역행위로 WTO에 제소했다. 자동차부품 분야까지 제소하게 되면 양국 간 무역분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가 WTO를 통해 중국에 적극적인 제소로 대응하는 것은 오는 11월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오바마 대통령이 제조업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정치적 포석으로도 읽힌다.

미국 정부가 WTO에 제소하려면 업계의 구체적인 피해 자료가 필요하다. 하지만 미국자동차장비제조협회(MEMA)는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델파이, 비스테온 등 주요 부품업체들이 중국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는 데다 중국에 합작법인도 두고 있어 자칫 중국 정부로부터 괘씸죄를 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앤 윌슨 MEMA 부대표는 “자동차부품 무역과 관련한 의회의 요구가 어떤 식으로 검토되고 있는지 지켜보고 있다”며 “이런 대응이 적절한지, 필요하다면 언제 이뤄져야 하는지 등을 행정부와 협의할 것”이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