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美 성장률 잇달아 낮춰
월스트리트 대형 은행들이 미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 조정했다. 최근 고용, 소비 등 경제지표의 악화를 반영한 것이다.

CNN머니는 11일(현지시간) 골드만삭스, 바클레이즈, 도이체방크, JP모건체이스, 매크로이코노믹어드바이저스, 하이프리퀀시이코노믹스 등이 한꺼번에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낮췄다고 보도했다.

바클레이즈는 GDP 증가율을 연 2.5%에서 1.5%로 하향 조정했다. 단숨에 1%포인트를 낮춘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1.4%에서 1.3%로, 매크로이코노믹은 1.4%에서 1.2%로 각각 낮췄다. 이는 모두 1분기 GDP 증가율(1.9%)보다 낮은 수준이다. 미국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투자은행들이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것은 채권매입 등 추가 부양책을 내놓으라고 미국 중앙은행(Fed)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상대적으로 높은 전망치를 유지하고 있는 다른 은행들도 하향 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는 미국 경제가 2분기 1.9%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RDQ이코노믹스와 CIBC월드마켓의 전망치는 각각 2.25%, 2.0%다.

Fed도 대내외 경제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날 공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Fed는 “최근 몇 달간 일자리 증가 속도가 크게 느려졌다”고 진단했다. 또 “유럽과 중국에서 수요가 감소하면서 수출이 줄어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미국 의회가 재정벼랑을 막지 못하면 내년에 6000억달러 이상의 재정지출이 줄어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Fed는 그러나 단기간 내에 3차 양적완화(QE3)에 나서지는 않을 전망이다. 3차 양적완화를 주장한 위원은 2명에 불과했다. 2명은 경제 상황이 더 악화되면 3차 양적완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12명의 위원 가운데 4명만 3차 양적완화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보인 셈이다. 나머지 위원들은 3차 양적완화의 부작용을 우려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