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7월11일 오후 2시56분 보도


웅진코웨이 매각작업이 본입찰이 실시된 지 보름 가까이 지났는데도 결론이 나지 않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웅진그룹은 GS리테일과 MBK파트너스 외 제3의 후보를 두고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웅진그룹이 웅진코웨이 매각을 철회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으나 웅진그룹은 이를 부인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은행과 정책금융공사 등 채권단은 웅진그룹 계열사인 웅진폴리실리콘이 대출 약정을 어겼다며 대출금을 회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웅진그룹 압박 나선 은행

12일 금융계에 따르면 웅진폴리실리콘 대주단은 지난 10일 서울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에서 웅진폴리실리콘에 빌려준 3100억원 규모의 신디케이트론과 관련, ‘기한이익상실’ 조치를 취할지를 논의했다. 기한이익상실이란 금융회사가 채무자의 신용위험이 커졌다고 판단할 경우 만기 이전이라도 대출금을 일시에 회수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대주단 관계자는 “웅진폴리실리콘이 대출 당시 약속했던 재무구조 개선안을 지키지 않았고 이자도 제때 내지 않고 있다”며 “조만간 대출 회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한이익상실이 확정되면 웅진폴리실리콘은 즉시 은행권 연체 거래자로 등록돼 대출 회수는 물론 부도 위기로 몰릴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2009년 7월 웅진폴리실리콘에 약 1000억원을 투자한 미래에셋파트너스5호사모투자전문회사도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래에셋PE 관계자는 “3년 이내에 기업공개(IPO)를 한다는 조건으로 투자했었다”며 “태양광발전 산업의 전망이 불투명한 현 시점에선 상장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다른 회수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3의 후보 부상’

은행과 사모투자펀드(PEF)가 동시에 웅진폴리실리콘에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은 웅진코웨이 매각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웅진그룹이 코웨이 매각을 주저하자 대출 및 투자금 회수에 나섰다는 얘기다.

웅진코웨이 인수전에서는 GS리테일이 1조2000억원가량을 써내 가격 면에서 우세한 위치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MBK파트너스가 웅진그룹이 나중에 경영권을 되찾아갈 수 있는 권리와 상호 사용에 대한 로열티 약 500억원을 지급한다고 추가 제안하면서 교착 상태에 빠졌다.

윤석금 웅진 회장이 코웨이 매각을 철회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예측됐다. PEF 관계자는 “윤 회장은 코웨이 매각을 통해 1조5000억원가량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했는데 예상보다 매각 가격이 낮아지자 고심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그러나 “최근 한 PEF가 코웨이 지분을 GS리테일 및 MBK와 비슷한 가격으로 인수하되 경영은 웅진그룹에게 위탁하겠다는 제안을 해왔다”며 “웅진그룹이 이 제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어 제3의 후보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웅진그룹의 코웨이 매각 철회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극동건설에 투입해야 할 돈이 1조원에 육박하는 데다 애착을 갖고 있는 웅진폴리실리콘을 살리는 데도 수천억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채권단의 자금회수 압박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웅진그룹은 이에 대해 “코웨이 매각을 계속 추진하고 있으며 다음주초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동휘/안대규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