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포럼에선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과 황영기 전 차바이오앤디오스텍 회장이 시장경제시스템과 대·중소기업 간 공정경쟁 문제를 놓고 격론을 벌였다. 황 전 회장은 최근 공정위의 기업규제정책이 민간의 투자와 고용을 급속히 위축시킨다며 포문을 열었다. 이어 시장참여자들이 자율과 경쟁을 통해 스스로 경쟁력을 높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데 공정위가 시장경제 원리를 훼손하고 있다고 공박했다.

황 전 회장은 이 같은 주장을 축구경기에 빗대기도 했다. 그는 “영국의 축구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우리나라의 수원 삼성이 경기를 하는데 맨유가 뛰어나다는 이유로 영국 선수들 다리에 모래주머니를 차도록 하면 되겠느냐”며 “현재 우리나라의 경쟁당국은 공정위가 아니라 정의사회구현위원회가 된 느낌”이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시장 실패를 막기 위해선 정부 차원의 시장 개입과 규제가 불가피하다고 맞받았다. 그러면서 역시 축구경기를 언급하며 “무조건 경쟁만 앞세우다 보면 대학생과 초등학생이 축구경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복싱만 하더라도 헤비급과 라이트급 선수가 같은 링에서 시합을 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장경제 원리를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시장질서를 제대로 확립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황 전 회장은 최근 공정위가 피자 치킨 등의 대형 가맹본부들을 상대로 가맹점 간 거리제한 등의 규제를 하고 있는 양상도 비판했다. 그는“가맹점주들이 바보가 아닌 이상 미래수익성과 사업 타당성을 보고 체인점을 내는 것인데, 정부가 굳이 여기까지 개입해 모범거래기준을 만들어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공정위의 시장 개입을 비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