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기업 평균수명 15년…당신 회사엔 '3P'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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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창의적 인재
Process…끊임없는 실험 과정
Philosophy…실패의 철학
무엇이 세상을 바꿀 것인가 / 정지훈 지음 / 교보문고 / 312쪽 / 1만6000원
Process…끊임없는 실험 과정
Philosophy…실패의 철학
무엇이 세상을 바꿀 것인가 / 정지훈 지음 / 교보문고 / 312쪽 / 1만6000원
컨설팅 업체 맥킨지는 지난 한 세기 동안의 기업 평균 수명을 조사했다. 기업의 생명은 놀라운 속도로 짧아지고 있었다. 1935년에는 90년이었지만 1955년에는 45년, 1970년에는 30년으로 줄었다. 1995년에는 22년, 2005년에는 15년 수준으로 떨어졌다. 세계가 엄청난 속도로 변하고 있다는 얘기다.
기업이든 노동자든, 혁신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의대 출신의 미래학자 정지훈 관동대 명지병원 융합의학과 교수 겸 IT융합연구소장은 《무엇이 세상을 바꿀 것인가》를 통해 미래의 경제지도를 제시했다. 저자는 지금 나타나고 있는 변화는 단순한 정보기술(IT) 발달에 따른 기술혁신이 아니라 기존 세계의 철학 자체가 바뀌면서 나타나는 근본적인 현상이라고 주장한다.
저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미래의 가치는 ‘공유’다. 공유경제는 물건을 ‘소유’가 아니라 ‘이용’의 측면으로 해석한다. 내가 소유해야 한다면 공유할 수 없지만 목적이 이용이라면 다르다.
저자는 실제로 공유할 수 없을 것 같은 재화를 공유하는 사례를 제시한다. 2007년 탄생한 기업 에어비앤비는 개인이 사는 집을 타인에게 돈을 받고 빌려주는 새로운 시장을 창조했다. 사람들은 안전을 문제삼으며 비웃었지만 에어비앤비는 현재 192개 국가에서 10만개가 넘는 집과 방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5억달러.
에어비앤비 창업자는 공급자와 수요자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공급자에게는 사진 찍는 법을 가르쳐주고 사진기를 빌려주며, 전 세계 어느 도시든 원한다면 프로사진가를 파견했다. 멋진 사진이 올라오자 수요도 늘었다. 공급자는 한 달 평균 1000달러 이상을 벌었고 스스로 자신의 집을 꾸미기 시작했다. 공급과 수요가 선순환했다.
초콜릿 기업 마르스와 허쉬는 원료인 카카오나무의 유전자코드를 해독한 뒤 특허 신청을 하지 않고 홈페이지에 모두 공개했다. 병충해에 약해 공급이 불안정한 이 나무의 개량을 함께 고민하자는 취지다. 공유를 통해 장기적 번영을 노리는 것. 제약사 머크 또한 자신들의 데이터베이스를 과감하게 공개했다. 많은 기업이 소비자와 쌍방향 소통을 하며 제품을 만들었다.
그렇다면 미래에는 어떤 기업, 어떤 노동자가 살아남을까.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 교수는 혁신의 유전자가 있는 기업이어야 살아남는다고 설명하며 이를 3P라고 표현했다. 사람(people), 과정(process), 철학(philosophy)이다. 성공하는 기업에는 혁신의 비용을 두려워하지 않는 리더와 창의적인 인재가 끊임없이 질문, 관찰하고 실험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세스가 있다는 것이다. 또 혁신은 기업 구성원 모두의 임무이고, 실패는 피할 수 없다는 철학이 있어야 한다.
저자가 보는 미래 노동자의 모습은 보스턴 컨설팅그룹의 리치 레서가 제시한 ‘인사이트 노동자’다. 정보를 다루고 지식을 분석하던 ‘지식 노동자’에서 진화한 개념으로, 냉철한 판단과 비판적인 사고, 공감 등 기계가 대체하기 어려운 능력을 지닌 존재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변화가 아직 세상의 주류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빠르게 세상을 바꾸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저자는 책머리에서 마키아벨리를 인용하며 변화에 적응할 것을 촉구한다.
‘혁신은 옛 체제에서 번창을 구가한 이들의 적이다. 그러나 새로운 체제에서 번창할 수 있는 사람들도 겨우 미적지근한 지지를 보낸다. 경험하지 못한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
기업이든 노동자든, 혁신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의대 출신의 미래학자 정지훈 관동대 명지병원 융합의학과 교수 겸 IT융합연구소장은 《무엇이 세상을 바꿀 것인가》를 통해 미래의 경제지도를 제시했다. 저자는 지금 나타나고 있는 변화는 단순한 정보기술(IT) 발달에 따른 기술혁신이 아니라 기존 세계의 철학 자체가 바뀌면서 나타나는 근본적인 현상이라고 주장한다.
저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미래의 가치는 ‘공유’다. 공유경제는 물건을 ‘소유’가 아니라 ‘이용’의 측면으로 해석한다. 내가 소유해야 한다면 공유할 수 없지만 목적이 이용이라면 다르다.
저자는 실제로 공유할 수 없을 것 같은 재화를 공유하는 사례를 제시한다. 2007년 탄생한 기업 에어비앤비는 개인이 사는 집을 타인에게 돈을 받고 빌려주는 새로운 시장을 창조했다. 사람들은 안전을 문제삼으며 비웃었지만 에어비앤비는 현재 192개 국가에서 10만개가 넘는 집과 방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5억달러.
에어비앤비 창업자는 공급자와 수요자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공급자에게는 사진 찍는 법을 가르쳐주고 사진기를 빌려주며, 전 세계 어느 도시든 원한다면 프로사진가를 파견했다. 멋진 사진이 올라오자 수요도 늘었다. 공급자는 한 달 평균 1000달러 이상을 벌었고 스스로 자신의 집을 꾸미기 시작했다. 공급과 수요가 선순환했다.
초콜릿 기업 마르스와 허쉬는 원료인 카카오나무의 유전자코드를 해독한 뒤 특허 신청을 하지 않고 홈페이지에 모두 공개했다. 병충해에 약해 공급이 불안정한 이 나무의 개량을 함께 고민하자는 취지다. 공유를 통해 장기적 번영을 노리는 것. 제약사 머크 또한 자신들의 데이터베이스를 과감하게 공개했다. 많은 기업이 소비자와 쌍방향 소통을 하며 제품을 만들었다.
그렇다면 미래에는 어떤 기업, 어떤 노동자가 살아남을까.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 교수는 혁신의 유전자가 있는 기업이어야 살아남는다고 설명하며 이를 3P라고 표현했다. 사람(people), 과정(process), 철학(philosophy)이다. 성공하는 기업에는 혁신의 비용을 두려워하지 않는 리더와 창의적인 인재가 끊임없이 질문, 관찰하고 실험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세스가 있다는 것이다. 또 혁신은 기업 구성원 모두의 임무이고, 실패는 피할 수 없다는 철학이 있어야 한다.
저자가 보는 미래 노동자의 모습은 보스턴 컨설팅그룹의 리치 레서가 제시한 ‘인사이트 노동자’다. 정보를 다루고 지식을 분석하던 ‘지식 노동자’에서 진화한 개념으로, 냉철한 판단과 비판적인 사고, 공감 등 기계가 대체하기 어려운 능력을 지닌 존재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변화가 아직 세상의 주류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빠르게 세상을 바꾸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저자는 책머리에서 마키아벨리를 인용하며 변화에 적응할 것을 촉구한다.
‘혁신은 옛 체제에서 번창을 구가한 이들의 적이다. 그러나 새로운 체제에서 번창할 수 있는 사람들도 겨우 미적지근한 지지를 보낸다. 경험하지 못한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