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후원군'은 일본계 은행…하이마트 인수 자금도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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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금리 엔화 활용 미즈호은행 등서 투자…차입금 이자 年 1.8% 불과
▷ 마켓인사이트 7월12일 오후 2시31분 보도
‘롯데그룹에는 일본계 은행이 있다.’
국내 투자은행(IB)업계에서 나도는 얘기다. 롯데가 하이마트 인수 등에 나설 수 있는 것은 저리로 자금을 빌려주는 일본계 은행 덕분이라는 의미다. 하이마트 인수를 위해 다음달 발행할 7000억원의 회사채 중 상당 부분도 일본계 은행이 인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계 은행 서울지점은 ‘제로(0%)’에 가까운 자국 차입 금리를 활용해 국내 금융회사들이 흉내내기 어려울 만큼 낮은 금리로 롯데그룹에 자금을 공급하고 있어 다른 기업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미즈호, 롯데 계열은행 역할”
롯데쇼핑은 하이마트 인수대금 약 1조2500억원을 마련하기 위해 다음달 중 7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이 중 3년물 3000억원은 미즈호코퍼레이트은행 서울지점 등 일본계 투자자들이 대부분 가져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미즈호파이낸셜그룹 계열사인 미즈호코퍼레이트은행 서울지점은 국내에 투자하는 유가증권 중 절반을 롯데그룹에 ‘몰빵’하고 있다. 과거에는 외화표시 채권 위주로 투자했지만, 작년 7월 원화 조달 목적의 ‘김치본드’(국내외 기업이 한국에서 발행하는 외화표시 채권) 발행 규제 이후 원화 채권 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하는 추세다.
전국은행연합회 공시자료에 따르면 미즈호코퍼레이트은행은 작년 3월 말 현재 4조8206억원의 유가증권 투자 잔액 중 약 2조원을 롯데쇼핑 롯데제과 호텔롯데 등 롯데 계열사에 투자했다. 공사채 투자금액을 전부 합친 것보다 훨씬 많은 규모다.
IB업계 관계자는 “롯데의 최근 성장은 일본계 은행의 풍부한 자금 공급에 기초하고 있다”며 “일본롯데 덕분에 현지 인지도가 높고 내부 심사가 수월해 다른 일본 은행들도 한국 롯데의 저리(低利) 자금공급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 1.8% 불과한 금리
일본계 은행 서울지점들의 ‘엔 캐리 거래’는 롯데쇼핑의 이자비용을 크게 낮춰 사업 확장에 자신감을 불어넣고 있다. ‘엔 캐리 거래(yen carry trade)’란 초저금리인 엔화를 빌려 환전한 뒤 금리가 높은 다른 나라 자산에 투자해 이자 차액(스프레드)을 챙기는 거래다.
롯데쇼핑의 작년 말 현재 연결 기준 총 차입금은 10조1861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2011년 지급한 이자비용은 1913억원에 불과하다. 연 이자율로 따지면 1.8% 수준이다. 총 차입금이 15조1591억원인 대한항공이 5706억원(연 3.7%)을 지급한 것과 비교하면 절반에 불과하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롯데쇼핑은 일본계 은행들의 적극적인 투자 참여 덕분에 같은 신용등급을 가진 다른 대기업보다 줄곧 낮은 금리에 필요자금을 조달해 왔다”며 “따라서 국내 회사채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냉대받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롯데의 ‘지원군’을 자처하는 일본 은행들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상향 추세와 원화가치 상승 기대에 힘입어 작년에도 국내 원화표시 유가증권 투자를 크게 확대했다. 일본 최대 은행인 미쓰비시도쿄UFJ 서울지점의 국내 원화 채권 투자 잔액은 지난 3월 말 기준 2조8300억원으로 1년 전 9900억원에서 3배 수준으로 불어났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롯데그룹에는 일본계 은행이 있다.’
국내 투자은행(IB)업계에서 나도는 얘기다. 롯데가 하이마트 인수 등에 나설 수 있는 것은 저리로 자금을 빌려주는 일본계 은행 덕분이라는 의미다. 하이마트 인수를 위해 다음달 발행할 7000억원의 회사채 중 상당 부분도 일본계 은행이 인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계 은행 서울지점은 ‘제로(0%)’에 가까운 자국 차입 금리를 활용해 국내 금융회사들이 흉내내기 어려울 만큼 낮은 금리로 롯데그룹에 자금을 공급하고 있어 다른 기업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미즈호, 롯데 계열은행 역할”
롯데쇼핑은 하이마트 인수대금 약 1조2500억원을 마련하기 위해 다음달 중 7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이 중 3년물 3000억원은 미즈호코퍼레이트은행 서울지점 등 일본계 투자자들이 대부분 가져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미즈호파이낸셜그룹 계열사인 미즈호코퍼레이트은행 서울지점은 국내에 투자하는 유가증권 중 절반을 롯데그룹에 ‘몰빵’하고 있다. 과거에는 외화표시 채권 위주로 투자했지만, 작년 7월 원화 조달 목적의 ‘김치본드’(국내외 기업이 한국에서 발행하는 외화표시 채권) 발행 규제 이후 원화 채권 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하는 추세다.
전국은행연합회 공시자료에 따르면 미즈호코퍼레이트은행은 작년 3월 말 현재 4조8206억원의 유가증권 투자 잔액 중 약 2조원을 롯데쇼핑 롯데제과 호텔롯데 등 롯데 계열사에 투자했다. 공사채 투자금액을 전부 합친 것보다 훨씬 많은 규모다.
IB업계 관계자는 “롯데의 최근 성장은 일본계 은행의 풍부한 자금 공급에 기초하고 있다”며 “일본롯데 덕분에 현지 인지도가 높고 내부 심사가 수월해 다른 일본 은행들도 한국 롯데의 저리(低利) 자금공급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 1.8% 불과한 금리
일본계 은행 서울지점들의 ‘엔 캐리 거래’는 롯데쇼핑의 이자비용을 크게 낮춰 사업 확장에 자신감을 불어넣고 있다. ‘엔 캐리 거래(yen carry trade)’란 초저금리인 엔화를 빌려 환전한 뒤 금리가 높은 다른 나라 자산에 투자해 이자 차액(스프레드)을 챙기는 거래다.
롯데쇼핑의 작년 말 현재 연결 기준 총 차입금은 10조1861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2011년 지급한 이자비용은 1913억원에 불과하다. 연 이자율로 따지면 1.8% 수준이다. 총 차입금이 15조1591억원인 대한항공이 5706억원(연 3.7%)을 지급한 것과 비교하면 절반에 불과하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롯데쇼핑은 일본계 은행들의 적극적인 투자 참여 덕분에 같은 신용등급을 가진 다른 대기업보다 줄곧 낮은 금리에 필요자금을 조달해 왔다”며 “따라서 국내 회사채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냉대받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롯데의 ‘지원군’을 자처하는 일본 은행들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상향 추세와 원화가치 상승 기대에 힘입어 작년에도 국내 원화표시 유가증권 투자를 크게 확대했다. 일본 최대 은행인 미쓰비시도쿄UFJ 서울지점의 국내 원화 채권 투자 잔액은 지난 3월 말 기준 2조8300억원으로 1년 전 9900억원에서 3배 수준으로 불어났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