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낮은 금리 때문에 펀드와 정기예금에 밀려 빛을 보지 못했던 적립식예금(적금)이 인기를 되찾고 있다.

주식시장 변동폭이 커져 펀드 투자의 인기가 다소 시들해진데다 정기예금 금리도 하강 곡선을 그리자 고객들이 `적금의 매력'에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국민, 우리, 신한, 하나, 기업, 농협 등 6개 은행의 적금 잔액은 총 29조6천921억원으로 작년 12월 말 27조5천932억원에 비해 2조989억원(7.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총 수신 증가율이 3.5%, 정기예금 증가율이 3.3%에 머무른 것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적금의 인기몰이는 주식시장이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펀드 등 위험자산에 대한 기피 현상이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이들 6개 은행의 펀드 잔액(원금 기준ㆍMMF 제외)은 작년 12월 말 46조4천703억원에서 올해 6월말 45조2천326억원으로 2.7% 감소했다.

적금 금리가 예전만큼 낮지 않은 것도 또 다른 인기 비결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예금은행의 정기예금 가중평균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3.77%, 정기적금은 3.74%로 정기예금이 0.03%포인트 높았다.

하지만 정기예금 금리는 하락세를, 정기적금 금리는 상승세를 탔다.

올해 5월에는 정기예금 금리가 평균 3.63%로 내려가고 정기적금 금리가 3.81%로 올라가 적금 금리가 예금 금리를 0.18%포인트 앞지르게 됐다.

이런 추세에 맞춰 시중은행도 각종 특판 상품과 복리식 적금으로 고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신한은행은 우대이율 조건을 모두 충족하면 최고 연 4.8%의 금리(3년제 기준)를 주는 월복리 적금을 판매 중이다.

복리 적금이라는 점을 감안해 환산하면 수익률은 최대 5.03%까지 올라간다.

우리은행도 카드 사용액과 계약기간에 따라 최고 연 7.0%의 금리를 주는 매직 7 적금을 팔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펀드에 자금이 많이 유입되려면 주가 상승세가 눈에 보여야 하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다 보니 고객들이 망설이고 있다.

금융시장이 불안한 상태라 고객들이 적금의 장점을 인식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고유선 기자 ssahn@yna.co.krcin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