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현숙 MBC플레이비 대표 "놀이로 꾸민 직업세계…방송작가가 스토리 만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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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직업체험 테마파크 '키자니아서울' 1년만에 흑자
소방관·파일럿·디자이너…리얼리티 살린 콘텐츠가 인기비결
대기업 참여…마케팅·수익 '윈윈'
年 75만명 찾아 체험…매출 280억
소방관·파일럿·디자이너…리얼리티 살린 콘텐츠가 인기비결
대기업 참여…마케팅·수익 '윈윈'
年 75만명 찾아 체험…매출 280억
“아이들이 직업의 세계를 있는 그대로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직장 건물을 포함한 모든 것을 3분의 2로 축소했죠. 하지만 겉모양보다는 그 안에 담은 콘텐츠에 경쟁력이 있어요. 겉모양은 따라할 수 있어도, 전문 방송작가들이 아이들 시선으로 만든 프로그램만큼은 흉내낼 수 없어요. 키자니아는 콘텐츠 기업입니다.”
어린이 직업체험 테마파크 키자니아서울을 운영 중인 진현숙 MBC플레이비 대표(52·사진)는 설립 1년 만에 흑자를 낸 비결을 이렇게 말했다. 진 대표는 MBC플레이비 창사 후 언론과의 첫 인터뷰를 한국경제신문과 가졌다.
멕시코에 본부를 둔 키자니아는 멕시코시티 등 전 세계 11개 도시에 선보인 에듀테인먼트 테마파크. 서울 잠실 롯데월드 내에 있는 키자니아서울은 MBC 자회사인 MBC플레이비가 2010년 설립했다. 90가지 직업 체험 코너가 마련돼 있는 이 테마파크는 지난해 매출 280억원에, 4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체험객은 하루평균 2400명, 연간 75만명(유료 기준)을 헤아렸다. 올해는 80만명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이 참여해 만드는 체험 콘텐츠가 탄탄한 덕분이다. 진 대표는 MBC 라디오 PD 출신이고 콘텐츠 개발팀은 모두 방송작가 출신이다.
“인기있는 방송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처럼 직업체험 프로그램도 재미있게 만들려고 합니다. 어린이들이 금세 체험 상황에 빠져들 수 있도록 구성작가들이 실감나는 대사를 쓰지요. 가령 소방관 체험 코너에서는 교육보다 놀이가 되도록 하는 식이에요. 같은 코너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체험 내용을 바꿔줍니다. 법원에서는 사건이 바뀌고, 증권사에서는 투자 내용이 달라지죠. 덕분에 다시 찾는 아이들이 많아요. 1인당 평균 2.3회에 이릅니다.”
소방관 체험 코너의 분위기는 자못 긴박하다. 선배 소방관이 신입 어린이 소방관에게 화재 현장에서 하는 것처럼 임무를 부여한다. 현대증권 간판이 걸린 증권사 코너에서는 어린이들이 ‘키조(키자니아 화폐)’로 모의투자 게임을 해본다. 삼성전자 코너에서는 갤럭시S3의 케이스를 직접 디자인한다.
“키자니아의 콘텐츠에는 리얼리티가 있어요. 그래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거죠. 주변에서 보는 브랜드 기업들의 직업 세계를 축소한 건물에서 체험해본 아이들은 어른들의 직업에 대해 어렴풋하게나마 알게 되죠. 식품 회사에서는 피자 등을 직접 만들어보기도 하고요.”
국내외 대기업들이 파트너사로 참여한 것도 키자니아서울만의 차별화 포인트로 꼽힌다.
“입장료와 입점 기업의 마케팅 협찬금이 주 수익원입니다. 기업이 내는 마케팅 협찬금은 미래 고객을 위한 투자금이죠. 가령 현대차에서 직업 체험을 한 어린이들은 평생 현대차 브랜드에 호감을 갖게 돼요. 브랜드 충성도를 다질 수 있는 거죠. 기업들로서는 정말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이에요. 참여 기업이 더 늘어날 겁니다.”
2010년 설립 당시에는 키자니아가 국내 유일의 직업 체험 테마파크였는데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고용노동부가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잡월드’를 만들었고 다른 지방자치단체들도 여러 직업 체험 테마파크를 열었다. 애니메이션 ‘뽀로로’와 ‘코코몽’ 등 인기 캐릭터를 활용한 미니 테마파크도 늘고 있다.
“경쟁사들이 생겨나는 것은 환영할 일이죠. 시장이 커지니까요. 그러나 대개는 콘텐츠가 부실합니다. 다시 찾고 싶은 마음이 드는 데가 없다고 해요. 시장을 키우려면 모두가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데 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아요.”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어린이 직업체험 테마파크 키자니아서울을 운영 중인 진현숙 MBC플레이비 대표(52·사진)는 설립 1년 만에 흑자를 낸 비결을 이렇게 말했다. 진 대표는 MBC플레이비 창사 후 언론과의 첫 인터뷰를 한국경제신문과 가졌다.
멕시코에 본부를 둔 키자니아는 멕시코시티 등 전 세계 11개 도시에 선보인 에듀테인먼트 테마파크. 서울 잠실 롯데월드 내에 있는 키자니아서울은 MBC 자회사인 MBC플레이비가 2010년 설립했다. 90가지 직업 체험 코너가 마련돼 있는 이 테마파크는 지난해 매출 280억원에, 4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체험객은 하루평균 2400명, 연간 75만명(유료 기준)을 헤아렸다. 올해는 80만명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이 참여해 만드는 체험 콘텐츠가 탄탄한 덕분이다. 진 대표는 MBC 라디오 PD 출신이고 콘텐츠 개발팀은 모두 방송작가 출신이다.
“인기있는 방송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처럼 직업체험 프로그램도 재미있게 만들려고 합니다. 어린이들이 금세 체험 상황에 빠져들 수 있도록 구성작가들이 실감나는 대사를 쓰지요. 가령 소방관 체험 코너에서는 교육보다 놀이가 되도록 하는 식이에요. 같은 코너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체험 내용을 바꿔줍니다. 법원에서는 사건이 바뀌고, 증권사에서는 투자 내용이 달라지죠. 덕분에 다시 찾는 아이들이 많아요. 1인당 평균 2.3회에 이릅니다.”
소방관 체험 코너의 분위기는 자못 긴박하다. 선배 소방관이 신입 어린이 소방관에게 화재 현장에서 하는 것처럼 임무를 부여한다. 현대증권 간판이 걸린 증권사 코너에서는 어린이들이 ‘키조(키자니아 화폐)’로 모의투자 게임을 해본다. 삼성전자 코너에서는 갤럭시S3의 케이스를 직접 디자인한다.
“키자니아의 콘텐츠에는 리얼리티가 있어요. 그래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거죠. 주변에서 보는 브랜드 기업들의 직업 세계를 축소한 건물에서 체험해본 아이들은 어른들의 직업에 대해 어렴풋하게나마 알게 되죠. 식품 회사에서는 피자 등을 직접 만들어보기도 하고요.”
국내외 대기업들이 파트너사로 참여한 것도 키자니아서울만의 차별화 포인트로 꼽힌다.
“입장료와 입점 기업의 마케팅 협찬금이 주 수익원입니다. 기업이 내는 마케팅 협찬금은 미래 고객을 위한 투자금이죠. 가령 현대차에서 직업 체험을 한 어린이들은 평생 현대차 브랜드에 호감을 갖게 돼요. 브랜드 충성도를 다질 수 있는 거죠. 기업들로서는 정말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이에요. 참여 기업이 더 늘어날 겁니다.”
2010년 설립 당시에는 키자니아가 국내 유일의 직업 체험 테마파크였는데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고용노동부가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잡월드’를 만들었고 다른 지방자치단체들도 여러 직업 체험 테마파크를 열었다. 애니메이션 ‘뽀로로’와 ‘코코몽’ 등 인기 캐릭터를 활용한 미니 테마파크도 늘고 있다.
“경쟁사들이 생겨나는 것은 환영할 일이죠. 시장이 커지니까요. 그러나 대개는 콘텐츠가 부실합니다. 다시 찾고 싶은 마음이 드는 데가 없다고 해요. 시장을 키우려면 모두가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데 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아요.”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