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뒤 '요금 폭탄' 고지서 피하는 비법

"해외 가서 스마트폰은 꺼두는게 상책이야. 괜히 잘못했다가 요금만 잔뜩 나온다고"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 중 현지에서 스마트폰 요금 폭탄을 맞을까 걱정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필수품이 되버린 스마트폰이기에 들고는 가지만, 요금 걱정 때문에 여행 가방에 넣어만 두거나 꼭 연락할 일이 있을때만 켜는 경우도 많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요금 폭탄 고지서에 울상짓지 않으려면 이동통신사들이 내놓은 다양한 로밍 서비스를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 하루 9000원~1만원에 데이터 무제한 사용

SK텔레콤은 전 세계 60개국에서 데이터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T로밍 데이터 무제한 원패스' 요금제를 내놨다. 하루 9000원의 요금을 내면 원하는 만큼 데이터를 쓸 수 있고, 데이터 로밍을 이용하지 않는 날에는 요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KT는 51개 국가에서 하루 1만원에 마음껏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는 '올레 데이터 로밍 무제한'서비스를 선보였다. "해외에서도 카카오톡 등 SNS 활용은 물론 지도찾기, 맛집 검색 등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고 KT 관계자는 설명했다.

LG 유플러스도 하루 1만원에 아시아 11개국에서 무제한으로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는 '로밍 무제한 데이터 원패스' 요금제를 출시했다. 유럽, 북미지역 여행객들에게는 '유럽 최저 데이터 정액 요금제'로 지원한다. 10MB는 1만5000원, 30MB는 4만원에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이 요금제들은 3세대(G) 스마트폰에만 적용된다. 아직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4G LTE폰이 상용화된 국가가 많지 않기 때문에 이통사들의 로밍 요금도 3G에 맞춰져 있다.

SK텔레콤이 홍콩 이통사인 CSL과 손잡고 지난 달 4일부터 LTE 자동로밍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홍콩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데다 지원 가능 단말기도 현재로선 베가레이서2(팬택)와 갤럭시S3(삼성전자) 정도다.

LTE폰 사용자들은 해외에서는 데이터를 쓸 때도 3G로 전환된다. 3G와 똑같이 하루 9000원 또는 1만원의 요금을 내고 데이터를 무제한 쓸 수 있다.

해외여행 뒤 '요금 폭탄' 고지서 피하는 비법
3ㆍ6ㆍ9만원, 음성통화는 충전해서 저렴하게

노트북이나 태블릿PC를 가지고 가는 사람이라면 KT가 제공하는 '로밍 에그'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일본과 미국 대만의 주요도시에서 하루 1만원에 무제한으로 이동 와이파이를 쓸 수 있다. 로밍 에그는 스마트폰, 노트북, 아이패드 등 최대 5대 기기까지 동시 접속할 수 있어 함께 여행하는 친구 및 동료들과 이용하면 더욱 알뜰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음성통화도 충전형 방식으로 안심하고 쓸 수 있다. SK텔레콤은 충전한 금액 내에서 보다 저렴하게 해외 음성 통화를 할 수 있는 'T로밍 안심통화 3.6.9'를 내놨다.

T스토어나 구글 플레이(안드로이드 마켓)에서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은 뒤 3만원, 6만원, 9만원중에서 원하는 금액을 충전하면 된다. 충전 금액에서 차감되는 음성 통화 발신 및 수신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충전 잔액을 다 쓰면 안내 문자가 발송돼 계획적인 로밍 요금을 설계할 수 있다.

요금제 별로 10%(3만원 충전 시), 15%(6만원 충전 시), 20%(9만원 충전 시)의 추가통화량이 제공돼 최대 1만8000원의 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해외 출장이나 여행 시 원하는 만큼 미리 충전한 금액 내에서 통화를 하고 싶어하는 요구가 많아 충전형 요금제를 내놓게 됐다"고 말했다.

해외에서 데이터를 사용할 일이 전혀 없는 사람이라면 아예 데이터를 차단하는 것도 괜한 요금 부과를 막는 방법이다. 개인의 스마트폰 설정 앱에서 직접 데이터 로밍을 차단할 수도 있고, 보다 안전하게 하려면 고객센터 앱이나 전화를 통해 차단을 신청하면 된다.

SK텔레콤과 KT 모두 해외 데이터 로밍을 자동으로 차단하는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데이터를 차단하더라도 간단한 문자메시지를 보내거나 받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