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의 한 민간 농장에서 반달가슴곰 두 마리가 탈출했다가 하루 만에 모두 경찰에 사살됐다.

▶본지 4월28일자 A20면 참조

용인 동부경찰서는 14일 오전 용인시 천리의 곰 사육 농장에서 김모씨(64)가 사육하던 6년생 암컷 반달곰 두 마리가 철제 우리를 부수고 나갔다가 탈출 23시간 만에 사살됐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은 등산객의 신고를 받고 엽사 20여명과 사냥개 10마리를 동원, 수색에 나섰고 농장에서 500m가량 떨어진 야산에서 반달곰을 잡았다.

탈출한 곰은 몸무게 70㎏에 키 1m30㎝로 짝짓기 도중에 곰들이 서로를 밀치는 과정에서 문고리에 묶어 둔 철사가 풀려 우리를 탈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정기를 맞은 곰들이 예민한 시기여서 인근 주민을 공격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102마리의 반달곰을 사육하고 있는 이 농장에서는 지난 4월에도 반달곰 한 마리가 우리를 탈출했다가 사살됐다.

경찰 관계자는 “1980년대에 지어진 곰사육 농장의 시설이 낡았고, 농장 주변에 울타리를 설치해놓지 않아 곰이 탈출해도 막을 방법이 없다”며 인근 주민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정부는 ‘사육곰 관리지침’에 따라 농가관리는 하지만 농장 주변 울타리 설치 등은 권고사항일 뿐이다. 개인 농장에서 사육되는 반달곰은 천연기념물(제329호)로 지정된 자생종이 아닌 일본이나 동남아시아 등에서 들여온 외래종이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