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와 용인시를 끼고 조성되는 광교신도시 전역엔 총 11만대의 LED(발광다이오드) 가로등이 설치돼 있다. LED가로등은 빛이 퍼지는 범위와 밝기를 조절하기 위해 LED광원 앞에 렌즈를 붙여야 한다. 이 렌즈를 전량 공급한 국내업체가 있다. LED렌즈 전문 제조업체 애니캐스팅이다. 애니캐스팅의 LED렌즈는 광교신도시 가로등을 비롯해 서울시 우이동 우이천 보안등에도 설치돼 있다.

김성빈 애니캐스팅 사장(44·사진)은 “가로등용 렌즈를 비롯해 150여종이 넘는 제품들로 국내외 시장에서 판로를 넓혀가고 있다”며 “올해는 작년(102억원)의 두 배인 200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고 말했다. 현재 세계 LED렌즈 시장은 대만의 LED링크와 핀란드의 LED IL이 양분하고 있다. 국내에선 애니캐스팅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들을 제치고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애니캐스팅은 지난해 12월 중국 톈진시 LED가로등 설치공사를 비롯해 올해 필리핀 LED가로등 사업에도 참여하는 등 해외에서의 성과도 꾸준하다. 태국과 우크라이나 등에도 진출을 추진 중이다.

2001년 설립된 애니캐스팅은 원래 냉장고나 에어컨 등에 쓰이는 초정밀 플라스틱을 만들어내는 업체였다. 이후 디지털 방식 컨트롤러를 장착해 금형의 표면온도를 급냉각하고 다시 가열하는 방식으로 원하는 플라스틱 모양을 얻어내는 초정밀 플라스틱 성형공법(DMTC)을 개발했다. 최근 국내 자동차회사가 출시한 신차 20만대에 ‘어댑티브 프런트 라이팅’(차량의 속도와 방향을 센서로 감지해 전조등 램프의 방향을 조절하는 기능)용 렌즈를 단독으로 납품했다.

애니캐스팅은 하반기엔 TV용 직하형 백라이트유닛(BLU)렌즈에 집중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오는 9월께 일본제품의 특허를 회피한 시제품이 만들어진다”며 “내년부터 월 1000만~2000만개를 생산해 국내외 LED TV 제조업체들에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