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콘서트에 과학코너가 등장하는 날이 올 것으로 보인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는 17일 연예 매니지먼트사인 코코엔터테인먼트와 과학문화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정부기관이 연예 매니지먼트사와 업무제휴를 체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학기술을 보다 쉽게 일반인에게 알리는 것은 물론 웃음을 만들기 위해 아이디어를 짜내는 개그맨의 창의성을 과학에도 접목하겠다는 게 이번 제휴의 목적이다.

김도연 국과위 위원장은 “웃음을 선사하는 코미디 전문기업인 코코와의 업무협약이 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매우 신선한 충격이 될 것”이라며 “자칫 어렵고 딱딱하다고 인식할 수 있는 과학기술을 보다 쉽고 친근하게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개그맨 김준현 씨(사진)는 이날 국과위 직원들을 대상으로 강연도 가졌다. 김씨는 “만일 ‘그래?’라는 말을 ‘고뤠~?’라는 유행어로 새롭게 만들지 못했다면 대중에게 이렇게 사랑받지 못했을 것”이라며 “늘 찾고 연구하고, 실패를 반복하며 새로운 것을 만드는 힘겨운 과정이 개그와 과학의 공통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준호 김준현 등 코코엔터테인먼트 소속 개그맨 40여명은 과학기술 홍보를 위한 ‘과학나누미’로 활동하게 된다. 국과위를 시작으로 하반기 정부 출연연구소 등을 대상으로 릴레이 강연을 펼칠 예정이다. 양측은 앞으로 과학을 소재로 한 개그 콘텐츠 기획과 확산에도 나설 예정이다. 과학 이야기를 다룬 개그 코너와 시트콤이 등장할 수 있을 지 기대되는 이유다. 미국 CBS는 캘리포니아공대를 배경으로 이론물리학자, 실험물리학자, 천문학자, 공학도 등 4명의 괴짜 캐릭터가 나오는 과학 소재 시트콤을 시리즈 5탄까지 내놓으며 젊은이들에게 큰 인기를 얻기도 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